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엄청 애를 많이 썼다."
비시즌 굵은 땀방울을 흘린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독으로서 그보다 기쁜 일은 없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1 대승을 챙겼다. 모든 선수가 한화 승리의 주역이지만 이 두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선발로 나선 조동욱과 데뷔 첫 만루홈런을 친 외야수 이원석이다.
먼저 조동욱은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류현진을 대신해 대체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 9월 2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259일 만에 선발로 나섰는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2024년 5월 1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95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12일 만난 김경문 감독은 "대체 선발이 나오니까 걱정이 있었는데 이겼다. 마음의 짐을 덜었다.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다. 팀에 힘이 생기고 모이고 있다. 좋을 수밖에 없다. 모두가 대견스럽다"라고 미소 지었다.

조동욱 못지않게 존재감을 뽐낸 이원석은 2회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생애 첫 만루홈런을 뽑아냈다. 대전 신구장 개장 후 첫 만루홈런을 친 이가 이원석이다.
이원석은 이 홈런 전까지 리그에서 친 홈런이 3개였다. 주전보다는 백업에 가까운 선수였다. 2019년 1군 데뷔 후 단 한 번도 100경기 이상에 출전한 적이 없었다. 올 시즌 역시 타율 0.191에 불과했다. 통산 301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193에 머물렀다.
10일 경기에서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아찔한 실책도 범했지만, 타격에서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구 여파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모든 선수가 스프링 트레이닝에 열심히 훈련했다. 이원석은 체중도 10kg 가까이 불려가면서 엄청 애를 많이 썼다. 초반에는 생각대로 잘 안되니까 속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노력한 사람에게는 어느 타이밍이든 기회가 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는 특히 안타를 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큰 홈런이 나오니까 팀으로도 좋았다. 다 노력의 대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 펀치력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미소 지었다.

또한 김경문 감독은 "지금까지는 위기가 있어도 잘 넘어가고 있다. 그래도 전반기 끝날 때까지는 긴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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