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Over-the-top media service) 플랫폼인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합병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말까지 현행 요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과 함께 임원 겸임을 승인했다.

10일 공정위는 CJ ENM 및 티빙 임직원이 콘텐츠웨이브 임원 지위를 겸임하는 기업결합 신고에 대해 심의한 결과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내년 말까지 현행 요금 수준 유지가 조건이다. 이번 결정은 양사간 상호 이사 등재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통합 사전 단계로 해석된다.
앞서 씨제이이엔엠과 티빙은 웨이브의 이사 8인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인, 감사 1인을 자신의 임직원으로 지명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웨이브와 체결하고 지난해 12월 이를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현재 티빙 요금제는 제일 저렴한 광고형 스탠다드 월 5500원을 제외하면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선이다. 웨이브는 광고요금제가 없어 베이직 7900원이 가장 낮은 요금제다. 스탠다드 1만9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이다.
공정위는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시 국내 사전제작 콘텐츠 중심 유료구독형 OTT 동영상 서비스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년 말까지 티빙·웨이브가 현행 요금제를 유지하도록 하고, 추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하더라도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기존과 유사한 수준의 통합 요금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양사는 단일화된 토종 OTT로 K-콘텐츠 유통 주도권을 되찾는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다. 합병시 콘텐츠 투자 확대, 플랫폼 운영 효율화, 서비스 혁신, 이용자 만족도 극대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씨제이이엔엠과 티빙이 속한 기업집단 'CJ'는 OTT 서비스인 티빙을 제공하면서, 방송콘텐츠 제작·영화 배급 등 OTT 동영상 콘텐츠 공급 사업도 하고 있다. 웨이브가 속한 기업집단 'SK'는 OTT 서비스 웨이브를 제공하면서, 이동통신 및 디지털 유료방송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현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2, 4위 사업자로 합병이 이뤄지면 독보적인 1위 넷플릭스에 근접하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넷플릭스는 1450만명이다. 티빙(716만명)과 웨이브(413만명)를 단순 합산하면 1129만명에 이른다.
특히 이번 공정위 승인으로 양사 임직원이 상호 이사로 등재되면 경영진 파견 등 실질적인 사업 협력이 가능해진다. 현재 결정된 바는 없지만 두 플랫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속 논의해왔다.
티빙,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은 각사 노하우와 역량을 결집하고 이용자들에게 더 다양한 콘텐츠와 향상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K-OTT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공정위 승인이 이뤄졌다고 해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양사 주주 전원 협의 및 동의 등이 필요하다.

티빙 주요 주주인 KT의 경우 합병과 관련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지난 4월 미디어토크에서 "티빙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는 OTT 사업자 간 수평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격인상 효과 등을 차단해 OTT 구독자들의 피해를 예방하면서도, 콘텐츠 수급·제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기업결합 취지를 살려 궁극적으로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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