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면담을 했어요."
지난 시즌 SSG 랜더스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한 좌완 투수 한두솔. 2024시즌 69경기(59⅓이닝)에 나온 한두솔은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 5.01을 기록했다. 노경은(77경기), 조병현(76경기)에 이어 가장 많은 경기에 등장한 선수였다.
지난 시즌 전까지 한두솔에게 꽃길만 깔린 건 아니었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 유망주로 평가받았으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지명의 아픔을 느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 진학 및 사회인 야구팀에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던 한두솔은 2018년에 KT 위즈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1군 무대는 쳐다보지도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2021년 6월 테스트를 통해 SSG와 인연을 맺었다. 물론 1군 등판의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았으나 묵묵히 때를 기다렸고, 비로소 2024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었다. SSG도 그런 한두솔에게 연봉 150% 인상된 8000만원을 선물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쳐줄 거라 기대했지만,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것일까. 27경기에 나왔으나 2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5.68이다. 3월 5경기 2홀드 평균자책 0으로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4월 평균자책 8.59에 5월에도 5.63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이숭용 SSG 감독은 5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이 끝난 후 한두솔에게 2군행 통보를 내렸다.

최근 만났던 이숭용 감독은 "두솔이와 면담을 했다. 혼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마트배 결승을 하고 있다. 마운트에서 티가 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도망가는 피칭이다. 본인도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하더라. 이번에 좀 쉬어가자고 했다. 그동안 두솔이를 쓴 이유는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초심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두솔이나 (박)시후 같은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건 맞다. 기회를 줘서 잡았는데, 그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업그레이드되는 건 확실해진다"라며 "다만 지나친 자신감은 어떻게 보면 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환이도 마찬가지다. 부침을 겪고 있는데, 너무 잘하려고 한다. 그런 마음을 떨쳐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숭용 감독은 "(최)정이 같은 선수들도 다 겪었을 것이다. 1, 2년 겪고 또 경험이 쌓이면 더 많은 것을 느끼면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선수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다"라고 믿음을 줬다.
이숭용 감독은 한두솔이 이런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한두솔은 2군으로 내려간 후에 7일 열린 LG와 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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