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의식적으로 헛스윙을 했다고 생각한다"
SSG 랜더스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1군 복귀 두 경기만에 안타를 때려냈다. 안타 직전 너무나 커다란 헛스윙이 나왔다. 이숭용 감독은 이를 '의도'라고 읽었다.
에레디아는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3일 부상을 털고 1군에 돌아왔고, 이날 복귀 첫 안타를 적시타로 신고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3회 2사 3루에서 에레디아가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최원태. 초구 직구는 볼. 2구 바깥쪽 체인지업에 엄청나게 큰 헛스윙이 나왔다. 3구 체인지업에도 똑같은 헛스윙이 나왔다. 최원태는 4구 역시 체인지업 승부. 에레디아는 힘겹게 파울로 걷어냈다. 이후 볼 2개를 지켜본 에레디아는 7구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1루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뽑았다.
결과는 좋았지만, 보기 드문 헛스윙이었다. 에레디아는 존 바깥까지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선수다. 터무니 없는 공도 특유의 컨택 능력으로 안타를 만들곤 한다. 헛스윙이 드문 선수는 아니지만, 이처럼 공과 배트의 차이가 큰 경우는 많지 않다.


5일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이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이숭용 감독은 "의식적으로 헛스윙을 했다고 생각한다. 직구에 대한 타이밍이 늦기 때문에 원 타이밍으로 돌렸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자들에게 요구하는 게 이런 부분이다. 직구를 생각했다면, 변화구가 낮게 와서 헛스윙이 되더라도 유리한 카운트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가 빠른 볼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원 타이밍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자기 포인트를 찾아가는 의미로 봤다. 그래서 변화구가 오면 (헛)스윙하더라도 괜찮다. 그렇게 (타이밍을) 잡아가야 한다"며 "직구가 하나 맞게 되면 변화구는 자연스럽게 잡힌다. 직구가 늦게 되면 타이밍이 전부 안 된다. 변화구를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현역 시절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를 친 레전드다. 타자의 심리에 대해 누구보다 빠삭하다. 에레디아는 2023년 타율 0.323로 리그 5위, 지난 시즌 0.360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KBO리그 통산 타율은 0.340이다. 정교한 타자가 커다란 헛스윙을 할 때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가 영리하다는 게 이런 모습이다. 본인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보고 어떻게 풀어가야 된다는 걸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3할 이상을 칠 수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커다란 스윙을 하며 직구에 포인트를 맞춘 덕분일까. 에레디아는 5일 4회 무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완 이승현의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원 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를 쳤다. 다만 첫 타석을 포함해 나머지 세 타석은 범타에 그쳤다.
오래도록 경기를 쉰 만큼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힘든 와중에도 에레디아는 나름대로의 비법을 통해 빠르게 타격감을 끌어올리려 한다. 에레디아의 헛스윙을 주의 깊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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