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뒤 지휘봉을 물려받은 조성환 감독 대행이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2-1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KIA : 박찬호(유격수)-최원준(우익수)-윤도현(2루수)-최형우(지명타자)-오선우(1루수)-패트릭 위즈덤(3루수)-김석환(좌익수)-한준수(포수)-김호령(중견수), 선발 투수 김도현.
두산 : 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김민석(좌익수)-김민혁(1루수)-박준순(3루수)-이선우(유격수)-여동건(2루수), 선발 투수 최원준.



지난 2일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는 거센 폭풍이 몰아쳤다. 그리고 이튿날 맞대결을 갖게 된 두산과 KIA. 최근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지만, 1.5군 선수들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KIA가 두 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이날도 전날(4일)과 마찬가지로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몸에 맞는 볼, 제이크 케이브가 우익수 방면에 안타 등으로 마련된 1사 3루에서 양의지가 땅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팽팽한 투수으로 흘러갔는데, 분위기를 확 바꿀 만한 오심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환과 김민석이 연속 안타, KIA 중견수 김호령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두산에 1사 2, 3루의 득점권 찬스가 마련됐다. 여기서 두산은 김민혁을 빼고, 김인태를 대타로 내세우며 일찍부터 승부수를 던졌는데, 2B-2S에서 KIA 선발 김도현의 5구째 134km 체인지업에 내밀었던 김인태가 방망이를 멈춰세웠다.
그런데 여기서 구명환 3루심이 '스윙'을 선언하면서, 김인태가 삼진으로 물러나게 됐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김인태의 방망이는 스윙으로 보기 어려웠던 상황. 배트 헤드가 홈플레이트를 넘어서지도 않았었다. 오심이었다. 이에 조성환 감독 대행이 더그아웃에서 걸어나와 김익수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을 바꿀 순 없었다. 결국 두산은 아쉽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날려버리게 됐고, 4회말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리고 곧바로 분위기가 KIA 쪽으로 넘어갔다. 2회 1사 1, 2루와 4회 1사 1, 3루의 찬스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던 KIA는 5회초 선두타자 한준수가 우익수 방면에 3루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틀었고, 박찬호가 내야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오심이 직접적으로 KIA의 득점에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니지만, 두산이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흐름이 KIA 쪽으로 향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이후 양 팀은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3구,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고, KIA 김도현은 7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김도현은 1회 1실점, 4회 실책 등으로 실점 위기에 몰렸던 것을 제외하면 7회까지 단 한 번의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투구를 뽐냈다.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내려간 뒤 고효준(⅔이닝)-최지강(1이닝)-이영하(⅓이닝)-박치국(⅔이닝)-김택연(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합작 무실점을 펼쳤다. 그리고 KIA는 선발 김도현이 무려 7이닝을 먹어줬지만, 전상현(⅔이닝)-최지민(⅓이닝)-조상우(⅔이닝)-정해영(⅓이닝)까지 4명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연장 승부로 끌고갔다. 특히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 김동준의 안타 때에는 우익수 최원준의 보살이 KIA는 물론 조상우와 정해영을 모두 살렸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것은 그래도 두산이었다. 두산은 연장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케이브의 2루타와 양의지가 KIA 3루수 김규성의 실책으로 마련된 1, 2루 찬스에서 김민석이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두산은 길고 길었던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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