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속 텐트서 10대 사망…SNS 자살 방조 36세 남성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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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일본에서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유도하는 자살방조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며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마가타현(山形県)의 빈집 부지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지난해 9월 1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현장에는 연탄이 남겨져 있었고,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자살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달 3일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후쿠시마시(福島市) 거주 무직 기시나미 히로키(岸波 弘樹, 36)를 자살방조 혐의로 재체포했다.

일본 경찰 수사에 따르면 피의자와 피해 여성은 SNS를 통해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2일 오전 야마가타시 시내에서 처음 대면한 뒤, 피의자는 하루 동안 피해자를 차량에 태우고 이동하며 자살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가미노야마시(上山市) 외곽 산길로 향했고, 여성은 작년 9월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야마가타현 가미노야마시 산간 빈집 부지/NHK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야마가타현 가미노야마시 산간 빈집 부지/NHK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피의자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福島県郡山市)에서 미성년 소녀를 차에 태워 음란 행위를 한 뒤 극단적 선택을 돕고, 올해 1월에는 후쿠시마현 다무라시(福島県田村市) 에서 20대 여성을, 2월에는 20대 남성을 같은 방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각각 체포됐다. 이어 3월에는 미성년자 유인 및 자살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번 야마가타 사건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 피해자는 네 명, 연루 혐의는 다섯 건으로 늘었다.

수사당국은 피의자가 SNS에 다수의 가명 계정을 운용하며 ‘죽고 싶다’는 글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피해자에게 “같이 가 줄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접근한 정황을 포착했다. 동승 이후에는 외딴 곳이나 산속에 텐트를 설치하고 연락망을 끊는 방식으로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계정 운영 내역을 바탕으로 추가 피해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야마가타시에서 10대 소녀를 유인 · 납치한 혐의로 체포된 기시나미 히로키 용의자(36)의 호송 장면/텔레비유 야마가타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야마가타시에서 10대 소녀를 유인 · 납치한 혐의로 체포된 기시나미 히로키 용의자(36)의 호송 장면/텔레비유 야마가타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한편 일본 형사 절차에서 ‘재체포’는 이미 구속 중인 피의자에게 새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간을 초기화하는 절차다. 경찰은 이번에도 자살방조 혐의로 다시 영장을 집행해 최장 20일 추가 수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재판은 기존 기소 사건과 병합되거나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일본 경찰은 “SNS 자살 알선 범죄는 제삼자의 신고가 어렵다”며, 위험 게시물 발견 시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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