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장계약 안 하면 포스트시즌에 안 뛰어.”
게럿 크로셰(26, 보스턴 레드삭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이던 2024시즌, 토미 존 수술 이후 첫 선발 풀타임이라며 이미 최대 4이닝만 던지며 ‘무늬만’ 에이스 노릇을 했다. 팀이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의 건강만 신경 쓰더니 급기야 에이전시를 통해 자신을 트레이드로 데려가는 팀이 있다면 연장계약을 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심지어 연장계약을 안 해준다면 포스트시즌서 안 뛰겠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트레이드로 데려가서 몸 상태 확인도 안 했는데 어떻게 연장계약부터 약속할 수 있을까. 실제 크로셰는 작년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팀을 옮기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예상대로 팀을 옮겼다. 크로셰를 원한 팀은 보스턴이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전통의 명문 구단. 그러나 근래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대도약을 위해 좌완 파이어볼러를 갖고 싶었다. 실제 6년 1억7000만달러(약 2336억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크로셰가 돈을 받으니 돈값을 매우 제대로 한다.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2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을 챙겼다.
작년엔 4이닝 이상 안 던졌기 때문에 선발승을 챙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진짜 에이스다. 잘 던지고 승운이 안 따르는 경우가 꽤 있었다. 올 시즌 크로셰는 퀄리티스타트만 13경기서 8회다. 그것도 8회 전부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초특급 투구였다.
화이트삭스 시절 선발투수로 적절히 예열하며 건강도 지킨 효과를 올 시즌 드디어 본다. 1회 마르셀 오수나에게 바깥쪽 커터를 구사하다 우중월 솔로포 한 방을 맞은 걸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였다. 최고 96~97마일 포심에 다양하지는 않아도 몇 가지 변화구를 섞는 투구는 확실히 위협적이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공의 탄착군이 넓어지는 경향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압도적이었다.
크로셰는 현 시점에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6위, 탈삼진 1위(101개), 최다이닝 1위(82이닝), 다승 공동 5위, 피안타율 8위(0.203), WHIP 12위(1.06)다. 올해 아메리칸리그에 압도적인 투수가 많지만, 크로셰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보스턴으로선 크로셰를 영입하고도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게 흠이다. 29승32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레이스 8위다. 그래도 와일드카드레이스에서 3위 미네소타 트윈스와 3.5경기 차다. 크로셰의 압도적이고 꾸준한 투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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