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대야구에서 유일한 선수.”
김혜성(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메이저리그 현대야구에서 유일한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가 됐다. 통계전문매체 옵타 스탯츠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김혜성만이 4개 이상의 안타, 홈런, 단독 더블플레이, 외야 보살을 한 게임서 모두 기록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현대야구는 20세기, 다시 말해 1900년대를 지칭한다. 라이브볼 시대는 1920년대부터다. 다시 말해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20세기부터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는 의미다.
김혜성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가 발가락 골절로 뛰지 못하면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5회까지 유격수로 뛰었고, 6회부터 중견수 수비를 소화했다. 볼넷을 시작으로 홈런, 안타, 안타, 2루타로 5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홈런은 양키스 좌완 브렌트 헤드릭의 몸쪽 높은 포심을 공략해 만들어낸 우중월 투런아치였다. 김혜성은 데뷔 후 약 1개월간 좌투수를 한 번도 상대하지 못하다가, 이날 드디어 처음으로 상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좌투수에게 약하지 않지만,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한다. 다저스에 김혜성처럼 다양한 롤을 소화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혜성은 이날 좌완에게 홈런을 만들어내면서 플래툰 적용의 이유가 없음을 증명했다.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3회초 무사 1,2루서 2루 바로 뒤에 위치했다가 조비트 비바스의 낮고 빠른 타구를 다이렉트로 걷어낸 뒤 그대로 몸을 날려 글러브를 2루에 찍었다. 화들짝 놀라 귀루한 2루 주자 오스틴 웰스가 횡사했다. 애당초 심판진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다저스가 챌린지를 신청했고, 결과가 번복됐다.
6회초에는 중견수로 이동하자마자 애런 저지를 저격했다. 타구가 좌중간을 갈랐다. 원 바운드로 좌중간 담장을 때렸다. 이때 김혜성이 정석과도 같은 펜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재빨리 타구가 담장을 맞고 튀어나오는 지점으로 이동, 공을 글러브에 넣은 뒤 노 바운드로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토미 에드먼에게 연결했다. 에드먼이 저지를 태그하면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홈런 1개는 누구나 칠 수 있다. 그러나 4안타는 결코 쉽지 않다. 거기에 내야에서 단독 더블플레이와 외야에서 어시스트까지 한 경기에 모두 보여준 선수는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아무도 없었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새 역사를 쓰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그럼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일 양키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도 김혜성을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양키스가 왼손 선발투수 라이언 야브로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지독한 플래툰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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