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 마타도어 전쟁

시사위크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대학생들이 유세를 펼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향해 혐오 발언 규탄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대학생들이 유세를 펼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향해 혐오 발언 규탄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시스

“대중의 이해력은 작지만 망각의 힘은 크다”

- 아돌프 히틀러 -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선거에 2등은 없다. 오직 당선자만 있을 뿐이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기에 당장 이기기 위해 모든 전략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 비록 상대 후보의 부정적인 내용을 부각해 반사이익을 얻는 방식일지라도 그것은 ‘네거티브 전략’일 뿐이다. 오히려 상대 후보자의 자질 및 도덕성 등을 유권자로 하여금 판단하기 좋게 만드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모함과 음해(마타도어)는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동시에 민심의 역풍을 맞는다.

◇ 소신이란 착각, 내가 옳다는 아집

지난 27일 대선 후보자 TV토론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혐오’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당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자 아들(토론시에는 어떤 사람이라고 지칭함)이 과거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을 문제삼았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떤 사람의 표현을 빌려 한다는 질문이 ‘여성혐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이준석 후보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굴복하지 않는다”며 비난 여론에 맞섰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검증’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 검증은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을 “상식의 눈높이에서 어디에 혐오가 있냐”고 반박했다. 이날 이준석 후보는 “단계적 검증을 했을 뿐”이라는 태도로 소신있게 한 행동이라는 모습을 내비쳤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고발로 맞섰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도를 넘은 혐오발언과 각종 허위발언을 일삼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28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가 본인의 언행을 성찰하지 않고, 오히려 혐오발언을 정당화하기 위해 연이어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상황을 관망하던 국민의힘도 네거티브 공세에 합류했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 논란을 발판삼아 민주당에 네거티브 공세를 가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현안 기자회견을 통해 “이 논란과 별개로 우리가 직시해야 할 본질은 그 발언의 형식이 아니라, 그에 대한 민주당의 위선적 반응이다”라며 “진보진영은 이준석 후보에게는 조롱과 저주를 퍼붓지만, 성적 혐오 표현을 했던 이재명 후보 아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 강득구 단장과 정준호, 박관천 부단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혐오와 편견의 늪에 뛰어든 퍼스트 펭귄-이준석 망언집'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 강득구 단장과 정준호, 박관천 부단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혐오와 편견의 늪에 뛰어든 퍼스트 펭귄-이준석 망언집'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뉴시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본인, 배우자, 아들을 향한 모든 비판을 방탄으로 틀어막고 있다”며 “김문수 후보는 다르다. 숨기지 않았고, 감싸지 않았으며, 국민을 속이지 않았다”고 자당의 후보를 치켜세웠다. 김용태 위원장은 28일 ‘혐오 발언’ 논란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내 앞에 있었으면 혼냈을 것”이라고 이준석 후보에게 들었던 말을 되돌려주며 비판한 바 있다. 그러다 29일은 태세를 전환해 이재명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손 안대고 코 푼 셈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6·3 대선 전략은 ‘단일화’와 ‘반이재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이재명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전략에 온 힘을 실었다. 30일 오전 김문수 후보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며 “△수많은 범죄 △재판 농락 △자기편이 아니면 기회조차 빼앗아 버리는 ‘비명횡사 공천’ △입법부의 사유화 △사법부 협박 등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봤다”며 “이렇게 천박하고 잔인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권력을 방패로 삼고, 무기로 삼아 무슨 일을 벌일지 아찔할 따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갑작스럽게 치러진 대선이란 점에서 후보들은 준비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집이 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 발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이 좋은 대한민국을 만든다고 말하기보다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비상계엄, 그리고 대통령 파면이란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지만 오로지 국민의 힘으로 만든 민주주의 현장이다. 또다시 국민들이 한숨 쉬며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후보들은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이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

- 파울 요제프 괴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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