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우리나라 1등 피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역대급 외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코디 폰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5순위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폰세는 2020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데뷔해 2시즌 동안 20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한 뒤 2022시즌부터 3년 동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었다.
폰세는 니혼햄 소속 시절이던 지난 2022년 8월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투구수 113구,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역대 98번째이자 87명째, 27년 만에 니혼햄 구단 6명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3시즌 동안 일본에서 남긴 성적은 39경기에서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로 인상적이지 않았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에 한화가 폰세를 눈독들이기 시작했고, 올 시즌에 앞서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의 계약틀 통해 폰세와 손을 잡게 됐다. 그리고 폰세는 그야말로 KBO리그를 평정해 나가고 있다. 역대급 외인이라는 평가가 결코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29일 경기 종료 후를 기준으로 폰세는 올해 12경기에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94로 활약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에 이은 리그 2위에 올라있고, 다승 부문에서는 임찬규(LG 트윈스)-박세웅(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다. 패배가 단 한 번도 없는 만큼 승률은 단연 1위. 그리고 탈삼진 부문에서 105개로 압도적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앤더슨과 비교해도 격차가 무려 12개에 달한다.


특히 탈삼진 쪽에서는 최근 위업까지 작성했다. 바로 지난 17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8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보유하고 있던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뛰어넘었다. 연장전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지난 1991년 '국보' 선동렬(18K)의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게다가 28일에는 류현진이 들고 있던 최소 경기 100탈삼진(12G)과도 타이를 이뤘다.
이런 폰세의 활약에 '적장'이지만 염경엽 감독이 극찬을 쏟아냈다. 특히 폰세의 가장 큰 무기인 삼진을 뽑아내는 능력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짚었다. 염경엽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폰세가 어제(28일)는 더 좋았다. 다른 팀과 경기를 할 때는 커브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굉장히 떨어졌다. 하지만 어제는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이 80% 이상이었다. 그래서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는 라인에 걸친 볼을 잘 쳤다. (이)영빈에게 맞은 것은 체인지업 실투가 얻어걸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어제 치기가 훨씬 더 어려웠다.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니, 카운트가 계속 불리했다. 그런데 (박)해민이의 바가지 안타가 하나 나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커브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훨씬 더 치기가 힘들어진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삼진을 잡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있으면, 어떠한 위기라도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주자가 움직일 수 있는 인플레이 타구가 없이도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사 3루가 돼도, 지금의 구위라면 폰세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투수다. 삼진 1위라는 것은 무사 3루와 1사 3루를 놓고도 막을 수 있는 우리나라 1등 피처다. 삼진 1위라는 가장 큰 장점이 스코어링 포지션을 실점 없이 막을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적장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선수, 김경문 감독 입장에선 미소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폰세에 대한 물음에 "좋은 투수라는 것은 분명하다. 밖에서 볼 때 우리 폰세가 가장 좋다고 많이 이야기를 해주는데 감사하다"면서도 "그걸 다 믿으면 안 된다"고 껄껄 웃었다.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진 미지수지만, 이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면, 투수 트리플크라운과 최동원상, 골든글러브 싹쓸이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폰세까지 매년 '괴물'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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