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KBO리그 역사에 100패는 없었는데…
KBO리그에 90패팀은 종종 나왔다. 그러나 100패 팀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누구나 3분의 1은 이기고, 3분의 1은 진다는 얘기도 있다. 144경기 체제서 아무리 전력이 나빠도 48승을 하니, 그래도 100패는 안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2025시즌, 이 논리를 깨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다. 최근 6연패 포함 14승40패, 승률 0.259다. 1위 LG 트윈스에 20경기 차로 뒤진 것까지 갈 필요도 없다. 9위 두산 베어스에도 9경기 뒤졌다.
늘 간판들을 메이저리그에 보내거나 트레이드 하거나 FA 시장에서 내줬다. 대신 젊은 선수들을 잘 뽑고 잘 키워 생존해왔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이게 잘 안 된다. 선수는 계속 빠져나갔다. 지난 겨울에는 김혜성(LA 다저스)과 조상우(KIA 타이거즈)가 떠났다.
최근 3~4년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수집하는 트레이드를 꾸준히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1군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없다. 중견수 이주형과 포수 김동헌이 핵심으로 성장하는 듯했지만, 올해 나란히 부진하다. 김동헌은 작년엔 토미 존 수술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리빌딩은 기둥이 있어야 제대로 되는 법. 그래서 키움은 최근 베테랑 FA 및 방출자를 영입하는데도 열을 올렸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최주환 외에 제 몫을 하는 선수가 없다. 결국 전력 하락은 하락대로 못 막았고, 못 이기니 리빌딩도 안 된다. 악순환이다. 구단 안팎에선 키움이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우지만, 3년 연속 최하위가 매우 유력한 상황서 전체적으로 구단 운영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쨌든 키움의 올 시즌은 매우 위태롭다. 그리고 위험하다. 역대 한 시즌 최저승률은 1982년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0.188(15승65패). 당연히 여기까지 가면 대형사고다. 이미 이번 6연패로 21세기 최저 승률의 2002년 롯데 자이언츠(35승97패1무, 0.265)를 넘어섰다. 나아가 역대 최저승률 2위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28승97패7무, 0.224)를 향해 ‘위험한 질주’를 한다.
아울러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는 한 시즌 최다패(97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직 KBO리그 역사에 시즌 100패팀은 나오지 않았다. 한화가 2020년 95패, 2022년 96패를 각각 찍었지만, 그래도 100패는 물론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까지 넘어서지는 않았다.
1982년 삼미 이후 1986년 빙그레 이글스(31승76패1무, 승률 0.290)부터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까지, 3할대 미만의 승률을 찍은 총 4팀이 있었다. 키움이 올해 이 불명예스러운 리스트에 이름을 추가할까. 나아가 100패까지 떠안을까.

이달 말 KBO 복귀전을 치를 새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마지막 반전카드다. 알칸타라와 케니 로젠버그, 하영민에 ITP를 마치고 6월에 돌아올 특급신인 정현우가 1~4선발로 자리 잡으면 2할대 승률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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