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우승 메달 없이 시상대에 섰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맨유를 물리치고 2007-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23분을 소화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팀에 힘을 불어넣었고,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해냈다.
그러나 경기 후 우승 세리머니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됐다. UEFA 체페린 회장이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하나씩 걸어주던 도중,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메달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트로피는 들었지만, 정작 목에는 우승 메달이 없었다.

이번 시상식에는 총 30개의 우승 메달만이 시상대에 준비됐고, 부상 선수들을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선수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메달이 부족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UEFA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UEFA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부상 선수를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토트넘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시상대에 준비된 메달 수와 불일치가 발생했다. 부족했던 메달은 토트넘 라커룸에 즉시 전달됐다. 우리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주장 손흥민은 체페린 회장에게 우승 메달은 받지 못했지만, 대신 UEL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손흥민은 트로피를 들고 토트넘 선수단 앞에 섰고, 이내 높이 들어 올렸다. 그 순간 토트넘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시상식을 지켜보던 팬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환호했다.

경기 종료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오늘만큼은 내가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하겠다. 안 될 게 뭐가 있겠나? 우리는 17년 동안 우승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을지도 모른다. 내가 꿈꿔오던 것이다. 그 꿈은 현실이 됐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 전체를 보면 우리는 힘든 시기를 지나왔지만 선수로서 하나로 단결해왔다. 당연히 압박감을 느꼈고, 지난 일주일 간 이 경기를 통해 이를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했다. 그 꿈은 이제 현실이 됐고, 이제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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