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선거 운동 전면에 김문수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를 앞세우고 있다. 그간 비공식 물밑 지원에 나섰던 설 여사는 최근 공개 행보에 나서며 김 후보에게 적극 힘을 싣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정조준해 지지율 답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설 여사는 이날 오후 경기 광명 철산로데오거리와 부천 부천역에서 진행되는 김 후보 유세 현장에 동행했다. 설 여사가 김 후보 공식 유세 현장에 동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여사는 그간 종교계와 만남, 노인 배식 봉사, 여성기업인 간담회 등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김 후보를 물밑 지원해 왔다.
하지만 지난 21일부터 당의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개 행보로 전환했다. 설 여사는 전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여성본부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정치와 행정, 지방자치 등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경험한 유능한 김 후보가 대통령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선 “김 후보의 30년 선거 경험을 비춰 봤을 때 결국은 김 후보가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국면에서 설 여사가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이다.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과거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만큼, 유권자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의 ‘실언’을 설 여사가 수습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설 여사는 지난 20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과 관련해 “이런 건 우리 젊은 세대들이 아주 싫어한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 ‘여사 리스크’ 띄우는 국민의힘
궁극적으로 이러한 전략의 목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 씨와의 차별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재명 대 김문수’ 선거 구도로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더딘 만큼, 후보 배우자를 상대로 전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다. 당장 김 여사가 법카 유용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점은 국민의힘의 주된 공세의 지점이다.
국민의힘이 설 여사와 김 여사 간 ‘후보 배우자 토론회’를 제안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와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설 여사가 살아온 인생과 그분의 모습, 김혜경 씨가 갖고 있는 법카 또는 여러 의혹이 드러나기에 결국 이건 받을 수 없는 것”이라며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결국 이걸 제안한 이유는 ‘여사 리스크’가 김씨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설 여사는 후보 배우자 토론회에 대해 국민이 원하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배우자 토론회 주장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날 오후 인천 계양구 유세 현장에서 “배우자가 정치하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의 ‘여사 리스크’ 부각 전략에 대해 민주당은 오히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를 띄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김 여사 리스크 사과’도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황정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진정성 없는 ‘가짜 사과쇼’를 벌인 이유가 드러났다. 국민의힘이 잠시 무릎을 꿇는 척했던 것은 상대 후보를 공격할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라며 “파면 팔수록 김건희의 국정농단 정황과 증거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진심없는 사과 한마디로 국민을 우롱한 것도 모자라 그 목적마저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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