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지 떨었던 롯데의 아픈손가락…"마음이 안 좋더라" 안타까움 컸던 명장,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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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2회말까지 4실점한 뒤 힘겨워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마음이 안 좋더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윤성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윤성빈은 올해 2군에서 21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40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2군이지만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이렇게까지 좋은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던 만큼 모처럼 찾아온 1군 등판에서 윤성빈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1군 등판만 기준으로 본다면 지난해 7월 30일 SSG 랜더스전 이후 294일, 사직구장을 기준으로는 2019년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 이후 2472일 만의 등판. 일단 시작은 좋았다. 2만 2669명의 만원관중이 가득 들어찬 사직구장의 마운드에 선 윤성빈의 스타트는 매우 좋았다. 윤성빈은 이닝 시작과 동시에 리드오프 박해민을 상대로 157km의 빠른 볼로 삼진을 뽑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문성주에게는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첫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 나온 김현수를 143km 슬라이더로 삼진을 뽑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20일 전까지 8년 동안 1군에 3번 밖에 던지지 않았던 윤성빈이 좋은 출발을 선보인 만큼 팬들의 기대감도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이후 투구 내용은 악몽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윤성빈./롯데 자이언츠

2사 2루에서 피치컴 문제로 흐름이 한차례 끊긴 상황에서 문보경에게 볼넷, 오지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송찬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허무하게 선취점을 빼앗겼다. 그리고 구본혁에게 6구째 157km 직구를 맞으면서, 1회에만 3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말은 최악이었다.

윤성빈은 구속까지 줄여가며 어떻게든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애썼으나, 이주헌과 박해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맞아 4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1, 3루에서는 김현수-문보경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하며 5실점, 오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6실점을 기록했고, 무사 만루 위기에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박진이 송찬의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윤성빈의 시즌 첫 1군 등판은 1이닝 9실점(9자책)으로 마무리됐다.

프로 입단 이후 9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부담감도 컸을 등판. 윤성빈은 모자를 고쳐쓰는 장면에서는 손을 떠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는 '볼넷을 줘도 삼진을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과 1군과는 다르다. 어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더라. 마음이 안 좋더라"며 "피치컴 문제로 인해서 템포가 끊겼던 것 같다. 막 들어가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윤성빈의 향후 스케줄은 어떻게 될까. 주자가 나간 뒤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많은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2군에서 중간으로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해보기로 했다"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경험을 해봐야 한다. 선발보다는 아무래도 주자가 있는 중간이 압박이 있지 않나. 중간에서 좋아졌다고 당장 올려서 쭉 쓸 것은 아니다. 이것저것 많이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피치컴을 확인하고 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사령탑도 윤성빈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다 이겨내야 한다. 본인도 얼마나 준비를 잘했겠나. 뭔가 잘 던지려는 마음도 있었을 텐데, 잘 안되니까…"라며 "좋은 공을 계속 던질 수가 있어야 한다. 문동주도 155~156km를 던지지만 맞을 때가 있지 않나. 그만큼 경기 운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성빈이 이날 말소되면서 롯데는 또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다. 아직 '뉴페이스' 알렉 감보아가 마운드에 오를 때까진 시간이 필요한 까닭. 이에 롯데는 오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는 한현희가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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