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그간 금융지주 중심으로 제기됐던 롯데카드 매각설이 IT기업인 네이버(035420)까지 뻗치고 있다. 금융지주가 선뜻 카드사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업황인데다, 핀테크업에 진출한 네이버와 롯데카드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매각을 위해 기업들에게 회사소개서(티저레터)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네이버도 해당 기업에 포함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그럼에도 롯데카드 매각설이 네이버 등 핀테크 쪽으로 향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전까지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매각설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업계 내 중하위권에 위치하는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추측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 우리카드의 경우 우리은행 쪽에서 롯데카드의 지분 일부를 보유 중이라 여러 차례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카드사를 이미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규모를 키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우선 수익 구조가 애매하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가 벌어들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조1862억원인데, 처음으로 전체 수익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건전성도 걸림돌이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 상품 의존도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론 수익은 5조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도 같은 기간 42조3873억원으로 3조6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건전성 하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자난해 말 카드사 연체율은 평균 1.65%로 전년 동기보다 0.02%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6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다.
항목별로 나눠보면 신용판매가 0.89%,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이 3.38%로 어느 부분의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에 카드론 관리 목표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보진 않는다. 이미 네이버페이를 통해 핀테크업을 영위 중이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전자금융업자로서 송금·결제 기능을 수행하지만 여신업이나 투자업, 보험업 등 전통 금융서비스는 직접 수행하지 못한다. 이같은 한계에 후불결제(BNPL), 리볼빙, 장기할부 등 금융 상품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구조다.
롯데카드 인수 시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자로 등록된 정식 금융기관으로 해당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또 롯데카드가 보유한 오프라인 카드결제 기반의 데이터도 데이터 사업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은 함께 핀테크 경쟁사 카카오보다 네이버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했지만, 오프라인 결제 채널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네이버가 롯데카드를 품에 안을 경우 경쟁사들은 확보하지 못한 물리적 금융 채널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 매각 시도보다 몸값 눈높이를 낮췄다는 얘기도 있다"며 "티저레터 발송 기업 범위를 넓힌 것도 그렇고, 가능성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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