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절반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업체 피해는 물론 지역경제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금호타이어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공장 화재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께 진압이 완료됐다. 화재 발생 이후 76시간 44분 만이다. 화재 여파로 광주공장 2개 구획 중 2공장(서쪽 공장) 50~60%가 전소됐으며, 모든 생산 공정도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매출액은 연간 8917억원으로 업체 전체 매출의 19.7%를 차지한다. 이번 화재로 올해 회사가 설정했던 매출 5조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장 복구 자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3년 발생했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당시에도 불은 58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감식 결과가 수개월이 걸렸고, 생산재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바 있다.
업계는 금호타이어 스스로 광주공장 재건이 어렵다고 판단, 지난해 10월 광주공장 이전부지로 선정해 놓은 전남 함평군 공장 이전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함평으로 공장 이전을 추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토지 50만㎡(약 15만1250평)를 1160억8417만원에 매입했으며, 기납부한 계약금을 제외한 잔여금을 2029년 10월까지 분할 납부한 뒤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인근 지역의 화재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화재로 인한 인근 지역 피해 신고 총 1236건 중 48.8%인 603건이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등 인적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접수가 끝나지 않은 만큼, 피해 주민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시민단체와 광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금호타이어에 화재로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피해 보상 로드맵을 밝히고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피해 주민 보상과 근로자 고용 안정을 위한 특별재난·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고용 불안도 과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근로자 2200명을 비롯해 식당, 경비 등 150명의 공장 내 지원 인력, 60개 협력체 인력이 하루 평균 3만3000본, 연간 16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 생산량의 약 60%, 해외 판매량 25% 수준이다. 공장 재가동이 장기화될 경우 직원들의 생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직원 생계 대책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사측에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우려되는 직원들의 생계, 시민들의 안전 문제 대책을 사측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향토 기업인 사측은 분진과 가스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한 피해 보상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공장 정상화까지 최소 1년 6개월, 최장 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직원들의 고용 안정, 생활 안정 대책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화재 직후 피해 복구 및 생산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광주공장 생산 제품에 대한 타 공장으로의 전환을 긴급 검토 및 추진하고, 카메이커 대상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해 조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지역 주민들의 피해 사항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어떤 보상이 적절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 내 정련 공정에서 시작됐다. 산업용 전기 오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꽃이 튀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인해 직원 1명이 골절상, 소방대원 2명이 화상을 입으며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광주경찰청은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내 화재 사건과 관련해 36명 규모 수사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추후 관계기관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관련자 조사 등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공장 측의 혐의 유무를 명확히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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