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아웃' 출루왕 대체 1순위의 남다른 각오 "(홍)창기 형 돌아올 때까지, 티 덜 나게 메우겠습니다"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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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송찬의./마이데일리LG 트윈스 홍창기./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티가 덜 나게 메워야 한다"

LG 트윈스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날벼락'을 맞았다. 바로 '간판타자' 홍창기가 재검진을 받은 결과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시즌아웃이 된 것이었다.

홍창기가 부상을 당한 것은 지난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박주홍이 친 타구가 1루수와 우익수 방면의 파울존으로 떠올랐다. 이때 콜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우익수 홍창기와 1루수 김민수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 홍창기와 김민수가 부딪히는 과정에서 김민수의 무게가 홍창기의 왼쪽 무릎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던 것이 문제였다.

김민수와 충돌한 홍창기는 스스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끝에 앰뷸런스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래도 최초 검진에서 홍창기의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따. 왼쪽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부분에 미세골절이 관찰됐지만, 수술 계획은 없었다. 특히 미세골절 외에 다른 손상이 발견되지도 않았다는 점은 분명 LG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 20일 검진을 진행한 결과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왼쪽 무릎 내측 측부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따라서 홍창기는 5월 22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며, 복귀까지는 4~5개월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는 4~5개월을 봐야 한다. 부기가 빠지고, 피를 빼낸 뒤 검사를 하니, 왼쪽 무릎 내측 측부 인대가 파열됐다고 하더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사령탑은 "인대가 끊어진 것을 고려했을 때 너무 통증이 없었다. 그래서 이상이 없을 줄 알았다. 인대가 끊어지면 통증이 엄청 심하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 아니기를 빌었는데. 잘하면 포스트시즌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넌트레이스는 아웃이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있게 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LG 트윈스 홍창기./마이데일리LG 트윈스 송찬의./마이데일리

'출루왕'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좋은 출루 능력이 장점인 홍창기는 사실 대체 불가 자원이다. 홍창기가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런 홍창기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는 만큼 LG는 홍창기가 이탈한 이후 송찬의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송찬의는 20일 인생경기를 펼쳤다.

송찬의는 1회부터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고, 2회에는 승기를 잡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땅볼로 타점을 쌓았고,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홈까지 파고들면서 1안타(1홈런) 6타점 2득점 2사사구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나마 LG가 홍창기의 이탈을 잊을 수 있는 하루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단 염경엽 감독도 홍창기의 대체 1순위 자원으로 송찬의를 생각하는 중이다.

20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진 송찬의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그는 '홍창기가 없는 상황'이라는 말에 "(홍)창기 형이 건강하게 돌아오실 때까지 나는 그 자리를 티가 덜 나게 메워야 한다. 내가 창기 형만큼 잘하면 좋겠지만, 창기 형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따라갈 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못하면 창기 형이 더 급하게 돌아와야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팀이나 창기 형에게도 마이너스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창기의 이탈은 분명 뼈아프지만, 사실 이는 송찬의에겐 찬스다.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다. 송찬의는 "경기에 나갔다가, 안 나갔다가 하는 선수들은 사이클보다는 감각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있는데, 계속 경기에 나가다 보면 감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경기는 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배워가면서 해야 될 것 같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LG 트윈스 송찬의./부산 = 박승환 기자

일단 홍창기의 대체 선수로 가장 먼저 기회를 받게 된 송찬의는 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그는 "형들이 항상 이야기 해주는 게 '계속 나가다 보면 배우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시기도 오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자고, 컨디션 관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때문에 휴식을 할 때는 잘 쉬려고 하고, 사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잘 먹지 못하는 편인데, 그래도 잘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한 날, 오스틴 딘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했다. 그만큼 선수단의 분위기는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순 없는 만큼 LG 선수들은 '캡틴' 박해민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고 있다. 송찬의는 "팀 분위기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박)해민이 형을 필두로 고참 형들께서 창기 형이 없는 자리를 티가 나지 않게 메우려고 하신다.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라며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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