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아픈손가락' 윤성빈이 결국 2이닝도 채 넘기지 못하고 9실점으로 박살이 났다. 고질병과도 같은 제구 문제가 또 발목을 잡았다.
윤성빈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54구, 4피안타 6볼넷 2탈삼진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윤성빈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뒤 계약금으로 무려 4억 5000만원을 품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데뷔 첫 시즌 이후로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2군에서 21⅓이닝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눈에 띄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끝에 20일 드디어 1군 무대에서 기회를 받게 됐다.
윤성빈의 등판은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무려 294일 만이었고, 사직구장을 기준으로는 2019년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 이후 2472일 만의 등판이었다. 비록 2군이지만, 워낙 좋은 성적을 남기고 퍼포먼스를 보여준 만큼 김태형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오늘 (윤)성빈이가 어떻게 던질지 기대가 된다"며 "점수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서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를 들어갈 수 있는지, 아닌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성빈의 경기 초반 임팩트는 살벌했다. 윤성빈은 LG 리드오프 박해민을 상대로 초구에 157km의 초강속구를 뿌리며, 사직구장을 들끓게 만들었다. 그리고 2구째 156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157km 직구를 위닝샷으로 던져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문성주에게 146km 포크볼을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맞았으나, 이어 나온 김현수를 143km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문성주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윤성빈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문보경에게 볼넷, 오지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송찬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첫 실점을 기록하더니, 후속타자 구본혁을 상대로 157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적시타를 맞으면서 순식간에 3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윤성빈은 이어지는 1, 3루에서 함창건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힙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2회 결국 윤성빈이 스스로 자멸했다. 2군에서도 21⅓이닝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뽑아냈지만, 반대로 19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력이 갖춰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힘으로 타자들을 찍어누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는데, 역시 2군과 1군의 레벨은 달랐다. 빠른 볼은 위력적이었지만, 2군 선수들에 비해 1군 선수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윤성빈은 2회초 이닝 시작과 동시에 LG의 '9번 타자' 이주헌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4구 연속 볼을 기록하며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박해민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 나온 문성주에게는 2B-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51km 직구에 적시타를 맞으면서 4실점째를 마크했다.
이후에도 윤성빈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 결과 이어지는 1, 3루에서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자초한 무사 만루에서 문보경에게도 볼넷을 헌납하며 5실점을 마크했고, 오지환에게는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지만, 윤성빈 자신이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6실점째로 이어졌다. 이에 롯데는 윤성빈을 내리고 박진을 투입했으나, 박진이 등판과 동시에 송찬의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윤성빈의 시즌 첫 등판은 1이닝 9실점(9자책)으로 끝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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