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가계 빚(부채)이 전분기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하며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주택거래 둔화와 연초 신용대출 상환 영향으로 증가폭은 전부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국내 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등으로 물품을 구매한 외상 대금(판매신용)을 모두 합한 빚이다. 가계대출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3조1000억원 감소한 이후 △2분기 13조4000억원 △3분기 18조5000억원 △4분기 11조6000억원 증가하며 반등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에도 2조8000억원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크게 둔화됐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81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1805조5000억원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전분기(9조1억원 증가)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9조7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2~3월 주택거래가 회복되며 시차를 두고 주담대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의 기타대출은 4조9000억원 줄어 1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초 상여금 등으로 신용대출 상환이 이뤄진 영향이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제도가 3월말 확대 재지정 이후에 주택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다시 안정적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 가계부채는 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신용카드 등)은 11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9000억원 줄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연말 소비 특수로 증가했던 카드 사용액이 일시적으로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대출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97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담대가 11조5000억원 늘었지만, 기타대출은 3조1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11조30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두 분기 연속 증가세지만, 증가폭은 전분기 대비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52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7000억원 줄었다. 주택도시기금 자체 재원 주담대와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유동화분 등이 순상환된 영향이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3월 늘어난 주택 거래가 1∼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5∼6월 주담대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하반기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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