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미의 무덤, ‘정치테마주’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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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식시장 내에 ‘정치테마주’ 주의보가 발령됐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자주의를 연일 경고하고 있지만 과열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유진로봇은 전 거래일 대비 14.8% 하락한 1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진로봇은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높은 주가 변동 흐름을 보이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보인 후, 15일엔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중 한때 2만900원까지 오르며 52주신고가를 경신했다가 급락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유진로봇은 이날 15.13%(2,460원)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어 18일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다가 19일엔 큰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유진로봇은 최근 ‘정치테마주’로 묶이면서 높은 변동폭을 보인 종목이다. 유진중목의 주가는 장동의 유진로봇 사외의사이자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지난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 2호 미래기술 특보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급등세를 보였다.  

‘정치인 테마주’는 특정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추정되면서 주가가 등락하는 종목을 뜻한다. ‘정치테마주’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시작으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쳐 조기 대선을 맞게 되면서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 관련 테마주가 형성되면서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치인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 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가 변동폭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투자 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종목 중 정치인·정책 관련 종목 60개를 정치테마주로 분류해 모니터링 중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상 종목들은 대부분 자산규모가 영세하며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주로 시장 대비 고평가돼 있으며, 변동성도 매우 높아진 상태다. 

지난 9일 기준 정치 테마주 60개 종목 중 72%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선거일 전·후 주가가 종전 수준으로 회귀하던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현재의 과열 양상은 일시적 비정상 상태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단기 고수익을 내겠다는 욕심에 묻지마식 투자를 했다가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정치테마주 투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정치테마주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86.9%에 달한다. 최근 금감원이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매매차익을 분석 결과, 42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은 2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확인 안 된 ‘허상’을 쫓지 말고, 본질적 ‘기업가치’와 ‘산업 평가’에 기반을 둔 면밀한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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