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이 역시 성장하는 시간이다.
한화 이글스의 특급루키 투수 정우주는 한화 팬들은 물론 KBO리그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투수.
지난해 전주고 3학년 성적은 16경기 4승 1패 평균자책 1.57, 전주고의 청룡기 우승에도 힘을 더했다. 185cm 88kg 이상적인 신체 조건에 최고 구속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다.
한화는 전체 2순위로 정우주를 지명하며 "부드러운 밸런스에서 나오는 시속 150㎞ 중반대의 구속에 무브먼트까지 우수한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정우주가 이른 시일 내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전체 1순위 정현우(키움 히어로즈)와 똑같은 계약금 5억원을 받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경문 한화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정우주는 시범경기 기간 호투를 펼쳤다. 김경문 감독도 "역시 좋은 투수다. 야구는 스타 기질이 있어야 한다. 관중이 많은 데에서 잘해야 한다. 뱃심도 있다. 스카우터가 잘 뽑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정우주는 개막 엔트리 승선이라는 꿈도 누렸다. 3월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 잡지 못하고 1피안타 2사사구 3실점으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3월 30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1이닝 무실점)부터 4월 25일 대전 KT 위즈전(1이닝 무실점)까지 10경기에 나섰는데 실점 경기는 4월 2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1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딱 한 경기뿐이었다.

4월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는 데뷔 첫 홀드의 감격도 누렸다. 이때 정우주는 "앞으로도 겸손하게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며 데뷔 첫 홀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4월 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2호 홀드를 챙겼다.
그러나 4월 27일 대전 KT전에서 한 번의 시련을 맛봤다. ⅓이닝 2피안타 1사사구 3실점으로 흔들린 것. 이때 마운드에서 내려와 자책하는 정우주를 두고 김서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내 재정비를 하고, 5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꿈에 그리던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이때 정우주는 1⅓이닝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던 정우주는 지난 한 주, 피홈런 세 개를 허용하며 시련의 일주일을 보냈다. 5월 1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았다.
그런데 5월 15일 대전 두산전에서 두산 형들에게 혼쭐이 났다. 김종수의 뒤를 이어 올라온 정우주는 5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149km 직구 초구 홈런을 맞았다. 이후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6회 또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았다. 정우주가 한 경기에서 피홈런 2개를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5월 17일 대전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2차전은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18일 또 한 번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팀이 2-4로 뒤진 2사 1, 2루에서 조동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고명준에게 7구 연속 직구를 던지며 힘으로 맞섰는데, 스리런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최지훈은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번 한 주 동안 4경기에 나섰지만 피홈런 3개를 맞으며 3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 7.36. 피홈런 3개를 헌납하며 시련의 한 주를 보냈다.
그러나 이 또한 신인 선수가 겪어야 할 성장의 시간 아니겠나. 김경문 감독은 2주 전에 "어린 친구들은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나갈 때 잘 던져주면 물론 팀에 좋겠지만, 맞아보고 내려온 후에 뒤에 물러서 배우는 게 있다"라며 격려한 바 있다.
맞더다로 기죽지 않고 자기만의 공을 던진다면, 그걸로 괜찮다. 시즌 개막 전에 김경문 감독은 "볼질만 안 하면 된다. 나가서 맞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린 친구가 형들과 싸우는 거 아니냐. 너무 큰 욕심을 내면 안 된다"라고 정우주에게 바라는 바를 전한 바 있다.

형들에게 맞은 세 방의 홈런 허용 후 시련, 이 역시 정우주에게 성장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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