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안 깨지면 좋겠네요.”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빠른 발로 내야안타 한 차례, 타점을 한 차례 각각 만들어냈다. 홈런도 쳤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올 시즌 12경기, 97이닝 연속 무실책 행진이다. 개막전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고 거의 1개월간 쉬었고, 4월25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돌아온 이후에도 바로 수비를 하지 않았다. 수비는 4월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부터 했다.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수비를 나간 경기가 12경기에 불과하긴 하다. 97이닝 무실책도 사실 주전 내야수에게 그렇게 화려한 실적도 아니다. 그러나 김도영이 작년에 30개의 실책으로 실책왕이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도영의 수비는 확실히 작년과 다르다.
사실 작년에도 후반기에는 상당히 깔끔한 수비를 했다.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도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수비 잘 하는, 공수겸장 3루수를 꿈꾼다. 작년 후반기에 이미 달라진 모습을 보였음에도, 지난 1월 말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출국하면서 “보시면 압니다”라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데뷔 초반에 하다 하지 않던 ‘점프’ 스타트를 올 시즌 다시 한다. 타구를 잡으러 나갈 때 순간적으로 살짝 양 다리가 그라운드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사실 육안으로 거의 확인이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정말 자세히 살펴봐야 보인다. 거의 ‘느낌적인 느낌’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걸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는 있다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수비는 첫발, 스타트가 중요한데, 김도영은 살짝 점프를 하면서 다리에 추진력을 주고, 그 추진력을 바탕으로 포구한다. 김도영의 작년 실책 대부분 포구에서 비롯된 걸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김도영의 수비는 정말 달라졌다. 자신의 앞이나 옆으로 가는 타구, 특히 느린 타구 대처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다.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과 연구가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비코치들의 도움, 선배 박찬호와의 루틴 등이 대표적이다.
1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5회초 선두타자 윤동희의 타구를 그림 같이 처리하는 장면에선 동물적인 특유의 감각이 살아있었다. 강습 타구였고, 몸을 날려야 했다. 자신의 몸 앞으로 오는 타구가 아니어서 점프 스타트가 아닌, 그냥 점프를 반사적으로 해야 했던 타구. 김도영은 몸을 절묘하게 눕혀 타구를 걷어낸 뒤 강하고 정확하게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김도영은 13일 광주 롯데전을 마치고 0실책을 의식하고 있음을 털어놨다. “노 에러 3루수이기 때문에 기분 좋습니다”라면서 “이게 안 깨지면 좋겠네요”라고 했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김도영은 이제 진정한 공수겸장 3루수 반열에 들어섰다. 이제 타구가 김도영에게 가면 편안하게 감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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