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가 재밌다" 42세 방출 이적생의 진심, 1억이 안 아깝다…만루 위기 막고 포효, 두산 팬들이 그를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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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고효준./두산 베어스두산 베어스 고효준./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요즘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고효준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5차전에 등판했다.

고효준이 등판한 순간은 이날 두산이 가장 위기를 맞이했던 때. 두산은 선발 잭로그가 불의의 부상으로 4회 내려가고 김민규가 올라왔다. 김민규가 4회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5회 1사 이후에 황영묵에게 안타, 최재훈에게 볼넷, 하주석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고효준은 침착하게 최인호와 싸웠다. 최인호는 전날 김택연을 상대로 동점 투런홈런을 쐈던 선수. 승자는 고효준이었다. 6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진 끝에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고,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동시에 올라가면서 고효준은 양의지와 포효했다.

이후 에스테반 플로리얼(등록명 플로리얼)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문현빈을 땅볼로 돌린 후 마운드를 박치국에게 넘겼다. 팀이 7-1로 승리와 함께 고효준은 시즌 3홀드를 챙겼다.

두산 베어스 고효준./두산 베어스

경기 후 고효준은 "먼저 팀이 승리해 기분 좋다. 내가 승리 투수가 되지 않아도 좋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만루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의지가 6구 모두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땅볼이 나오길 바랐는데 정확히 통했다. 최고의 시나리오가 나왔다"라고 미소 지었다.

고효준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SSG 랜더스에서 방출 당했다.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고효준을 은퇴의 기로에서 손을 내민 건 두산이었다. 좌완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두산은 홀로 몸을 만들던 고효준을 테스트를 본 후 영입했다. 퓨처스 3경기 1홀드 평균자책 0으로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였고, 5월 1일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1군에 등록했다.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9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 6.35를 기록 중이다. 9경기 가운데 무실점 경기가 7경기다.

고효준은 "요즘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팬분들 응원에 힘입어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참 감사하다"라고 활짝 웃었다.

두산 베어스 고효준./두산 베어스

그러면서 "이기려 하다 보니 에너지가 나오고, 파이팅도 더 크게 외치게 된다. 지금처럼 다 같이 으샤으쌰 하면 반드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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