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임상 중단·기술 반환 잇따라…선택과 집중으로 돌파구 모색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임상시험을 중단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한 기술을 다시 반환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파이프라인 전략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475830)은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했다. 임상 중단 배경에는 치료제의 안전성 이슈가 지목됐으며, 회사 측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051910)은 통풍 치료제 'LC35018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중단했다. 해당 치료제는 위약 대비 우월한 효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 내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자진 중단을 결정했다.

펩트론(087010)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후보물질 'PND3174'의 임상시험계획을 철회했다. 비임상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되거나 권리가 반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티움바이오(321550)는 이탈리아 키에지로부터 호흡기질환 치료제 'NCE401'에 대한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을 통보받았다. NCE401 특허를 활용해 신규 유도체 물질을 발굴했어야 하나 이를 성공하지 못한 탓에 권리를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 2019년 베링거 인겔하임에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및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FGF21) 이중 작용 항체인 'BI 3006337'을 기술 수출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및 관련 간질환 치료제에 대한 개발 중단 및 권리 반환을 통보받았다.

이에 대한 개발 중단 및 권리 반환은 베링거 인겔하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유한양행은 설명했다.

대웅제약(069620)은 미국 비탈리바이오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DWP213388'에 대한 계약 해지 의향을 전달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신약 개발 지연과 기업 가치 하락 등 단기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 임상 중단 발표 직후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는 이를 오히려 재도약의 계기로 삼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1153'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하며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 물질은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티피스 스퀘어(TPD²)'를 기반으로 개발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다. 전임상 결과에서 강력한 항종양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에 공을 들이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항암제 분야에 개발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기술이 반환된 'BI 3006337'을 자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도 얀센에 기술이전했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반환받은 후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해 2020년 MSD에 다시 기술 수출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들은 단기적인 후퇴가 아닌 방향 전환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전략적 재정비와 기술 역량이 뒷받침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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