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되니까 1이닝 더 던질게요” KIA가 반등이 가능한 이유…24세 클로저 진심, 그 마음 변치 말아다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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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겨야 되는 게임이니까 1이닝 더 던지겠다고…”

KIA 타이거즈 클로저 정해영(24)은 2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 2-2 동점이던 9회초에 등판, 공 20개로 타자들에게 배턴을 넘겼다. 4월27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닷새만의 등판이긴 했지만, 연장 10회초 시작과 함께 투수가 교체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

정해영/KIA 타이거즈

그러나 정해영은 10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공 14개를 더 던지며 다시 타자들에게 공을 넘겼다.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총 34개의 공을 뿌렸다. 이날 KIA는 11회에 임기영이 노시환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고 졌다. 물론 11회까지 정해영을 올릴 순 없었다.

알고 보니 정해영이 10회 등판을 자청했다. 이범호 감독은 10회에도 다른 투수들을 기용하려고 했지만, 팀을 생각하는 마무리의 마음이 고맙고 기특했다. 3일 광주 한화전이 취소되자 “어제 1이닝만 던지게 하고 빼려고 했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이겨야 되는 게임이니까 1이닝 더 던지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심지어 정해영은 이범호 감독에게 3일 경기가 취소되기도 전에 “오늘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나가겠다”라고 했다. 물론 2연투는 불펜투수들에게 일상적이긴 하지만, 전날 34구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 이럴 때 감독들은 되도록 그 투수를 아낀다.

그러나 정해영은 역시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고, 이범호 감독은 세이브 상황에만 내겠다고 정리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3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정해영은 4일 경기를 더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범호 감독은 “웬만하면 안 쓸 생각이지만, 세이브 상황서 쓰려고 한다. 본인도 며칠 동안 휴식도 취했고 나가겠다고 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생각이 모아지면 좋은 분위기가 올라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사실 어지간한 투수는 그 어떤 상황서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투수코치 혹은 감독에게 얘기한다. 팀 퍼스트 마인드는 프로의 기본이다. 정해영의 반응은 이범호 감독에겐 고맙지만, 사실 그렇게 특별한 에피소드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KIA는 시즌 31경기를 치른 현 시점에서도 14승17패로 저조하다. 어느덧 시즌의 4분의 1지점이 다가왔는데 못 치고 올라간다. 3연승이 딱 한 번이다. 그 흐름 마저도 최근 2연패로 끊겼다. 작년보다 성적이 안 나오는 선수들, 다쳐서 없는 선수들 등등, 확실히 KIA는 작년보다 개개인이 안 풀리면서 팀의 경기력도 처지는 악순환이다.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안 나가고 싶은 투수도 없다. 그러나 야구가 생각보다 안 풀리면 심적으로 지치기 마련이다. 은근슬쩍 개인성적이라도 챙기자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적어도 지금 KIA는 그 걱정까지는 안 해도 될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계속 긍정의 힘을 전파하고 있고, 그 어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당연히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 작년 통합우승팀이 2~3위가 목표일 수 없다.

여전히 팀 케미스트리는 끈끈하다. 그렇다면 대반전의 희망을 키워가도 된다. 그래도 될 시기이고, 그래야 한다. 1위 LG 트윈스와 6경기 차.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격차도 아니지만, 포기할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무엇보다 KIA 팬들이 포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KIA챔피언스필드를 꽉꽉 채우고, 티니핑에 열광한다. 아무리 야구가 안 풀려도 선수들의 마음만큼은 절대 변하면 안 된다. 정해영의 ‘1이닝 더’는 그런 점에서 좋은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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