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끝나면 흔들린다" 4대 금융, 최대 실적에도 깊어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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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웃을 여유는 길지 않을 전망이다. 고금리 예대마진에 기대 벌어들인 수익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하지 못한 금융지주부터 하반기 이후 위기를 맞을 것이란 경고가 금융권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 예대금리차 확대에 5조원 실적…우리금융만 역성장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리딩뱅크는 KB금융으로 1조697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금융(1조4883억원), 하나금융(1조1277억원), 우리금융(6156억원) 순이다. 

특히 KB금융은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일회성 손실이 사라진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전년 대비 25.3% 감소한 실적을 냈다.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은 증가했지만, 충당금 확대와 판관비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 이자이익 집중 구조…금리 인하 시작되면 '시험대'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은 무엇보다 '예대마진 확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내려가며 이자수익이 늘어났다.

실제 순이자수익만 보면 △KB금융 3조2622억원 △신한금융 2조8549억원 △하나금융 2조2728억원 △우리금융 2조2520억원으로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돼 있었지만,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본격화되면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만큼 이자 장사에 기댄 수익 모델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로 벌어들인 수익은 결국 시장 환경의 덕을 본 일시적 효과"라며 "하반기 이후 실적 흐름이 꺾이면 '수익 구조 다변화'에 실패한 지주사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비이자이익 확대 경쟁…보험·WM·글로벌 강화가 관건

4대 금융지주 모두 수익 구조 개편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특히 비은행 부문 경쟁력이 실적 방어선이 될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현재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가 42%에 달한다.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16.3%로 코로나 이후 꾸준히 회복 중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29.1%로, 전년 대비 5.4%포인트(p) 하락했다. 카드·캐피탈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비중이 22%에 머물지만,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향후 10%p가량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애널리스트는 "예대마진 둔화가 가시화되는 2분기부터 비이자이익 비중이 낮은 금융사들은 실적 타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자산관리(WM), 보험,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수익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PF·충당금 부담도 여전…속도 내는 포트폴리오 전환

충당금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도 금융지주들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우리금융이 1분기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도 충당금 확대와 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지주사들은 이익 체질 개선을 위한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보험·증권 부문의 시너지를 통한 WM 강화를, 우리금융은 보험업 진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도 글로벌 법인 및 WM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고금리 환경이 만들어낸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하반기 이후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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