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깊이 뿌리내리는 나무처럼

맘스커리어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진짜 봄이 온 듯, 따스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꽃망울이 터지는 모습을 보면, 자연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너무 빨리 여름이 성큼 다가올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따뜻함은 추운 계절을 지나온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된다. 봄을 청하는 자연의 몸짓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다.


나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 가까이 지냈다. 서울 토박이이지만, 아버지 손을 잡고 산을 자주 찾았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같은 이름난 산들은 물론, 전국 곳곳의 크고 작은 산들을 두루 다녔다. 산에 가면 만나는 것이 나무이다. 나무 곁에 있으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겸손해진다.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참 고맙고 놀랍다.

나무에는 ‘나이테’가 있다. 사람도 얼굴이나 손을 보면 그 삶의 흔적을 읽을 수 있듯, 나무도 나이테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라 나이테의 색이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열대 지역처럼 기후 변화가 거의 없는 곳의 나무들은 나이테가 거의 보이지 않거나 수년에 한 번씩 나타난다고 한다. 나이테를 보면 나무의 나이는 물론 기후의 변화와 생태계의 역사, 심지어는 문명의 흐름까지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나이테를 ‘자연의 블랙박스’라고 말하나 보다.

그렇다면 나무가 깊이 뿌리내리고 잘 자라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비옥한 땅과 충분한 햇빛일까? 의외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꼭 그렇지만은 않다. 땅이 지나치게 비옥하면 나무는 열매보다는 무성한 잎사귀와 가지만 만들어 낸다. 그러나 물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열악하면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더 많은 씨앗을 만들어 낸다. 생명을 보존하고 살아남기 위한 나무의 몸짓이다.

살아가다 보면 세상 사람들은 다들 힘찬 걸음을 내딛는 것 같고 걱정이 없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순간이 있다.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런 순간이 때로는 성장을 위한 시간일 수 있다. 마음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그곳에 내가 뛰어넘어야 할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다.

혹여 지금, 넘어야 할 문제 앞에서 나를 뒷걸음질 치게 만든 조건과 환경을 탓하고 있는가? 자, 명심하라. 척박한 환경이 오히려 나를 성장케 한다는 것을. 힘든 날들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러니 앞으로는 남 탓하지 말자. 환경 탓하지 말자. 부모나 자녀 탓하지 말자. 나라 탓도 하지 말자. 나의 길을 막는 어려움과 장애물 덕분에 나는 점점 더 깊이 뿌리내리는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태풍이 지나가도,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멋진 나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곧 여름이 오고 몇 번의 태풍이 지나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내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뿌리를 깊게 내린다면, 아름다운 인생의 나이테가 선물로 남지 않겠는가? 이 선물을 받을 미래의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맘스커리어 / 최은주 로열코칭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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