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도 여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이하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법안 통과 이후에도 특검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 처리를 강행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지난 7월 ‘형사소송법 (이하 형소법) 개정안’과 관련해 벌어진 필리버스터 이후 약 3개월 만에 국회에서 여야 대치가 이어진 것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어 6일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의 건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나머지 야권 의원들은 퇴장했다. 그러나 여권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됐다.
다만 특검법에 대한 지적은 야당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특검법에 대해 “걱정이 많다”며 특검에 파견될 검사들의 수사 역량이 충분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형소법 개정으로 공소청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이 박탈됐고, 일부 검사들이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으로 이동했다. 즉 과거 특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줄어든 상황이다. 정 의원은 검사들에게 수사를 요청하더라도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의지를 갖고 해도 결과가 나왔을 때 ‘너희가 수사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며 또 공격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조작기소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일 자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작기소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들의 진술 번복이나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정 의원은 검찰 자체 조사와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 조사단, 서울고검의 조사에서도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수사 결과 뚜렷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때 발생할 부작용도 우려했다. 그는 “좀 더 숙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라며 “무리한 수사가 있었던 것은 확실한데 과연 그걸로 조작이라고 할 수가 있느냐”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특검법이 파견 검사의 수사권에 개정 전 형소법을 적용하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특검법안 부칙 제6조에는 검사의 수사권과 지휘권에 대해 형소법 개정안 시행 전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특검에 파견된 검사는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조 원장은 같은 날 SNS에서 “(특검법에 대해) 추후 재판부가 직권으로 위헌제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검찰의 조작 수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수사 역량을 갖춘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검사는 수사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필리버스터 종료 후 법안을 정리하고 수정안으로 표결에 부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조 원장의 주장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파견 검사 수사권 관련해 이미 형소법 개정안을 만들 때 부칙에 특검·특검보·파견 검사는 종전 형소법 수사권에 따른 수사권을 갖는다고 규정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번 특검법에도 해당 규정을 그대로 반영한 만큼 위헌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종합 특검에는 파견 검사 70명이 참여했지만, 이번 특검은 파견 검사를 20명으로 줄이는 대신 특검보를 늘려 특검과 특검보가 사건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종료 이후에도 장외투쟁을 비롯한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이재명 재판취소악법 강행 처리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 국민의힘은 다음날 경복궁역 1번 출구 앞에서도 규탄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9일에는 청와대 인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0일 국무회의 전 청와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 원내정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사이에서 필리버스터와 국민 규탄대회 정도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원내지도부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위헌법률심판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기국회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것을 보이콧하겠다는 것까지 논의가 진행된 게 현재까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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