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부터 이를 대응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다. 해당 발언이 ‘차별’에 민감한 진보 진영을 자극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음에도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논란과 관련해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족 관련 발언이 정책적 보완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일 뿐 차별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해당 발언들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대상이 되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외 송금’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국내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내국인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성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다문화가족 지원 문제를 언급한 것은 또 다른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SNS에 지방정부가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문제를 지적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공유하면서 “다문화가족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혐오에 편승하고 있다는 날 선 반응이 나왔다.
◇ ‘진보 진영’서도 비판 확산
이번 논란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비판이 진보 진영 내에서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노동에 대한 차별적 인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진영의 도덕적 민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정의당 등 진보 정당들은 일제히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민주노총마저도 전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발언과 관련해 “이주노동자의 존재를 지우고 이들을 낙인찍는 명백한 혐오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대통령이 해당 사안에 대응하는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 관련 보도에 대해 해당 언론사가 제목을 왜곡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해당 언론사 노동조합은 “발언이 낳은 문제를 돌아보기는커녕, 이를 지적한 언론을 왜곡 보도의 당사자로 몰아세운 것”이라며 쏘아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족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해당 네티즌은 이 대통령이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공유한 것을 문제 삼았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참모들이 총출동해 해당 발언에 혐오의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은 전날 자신의 X에 “일부 표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참고할 사항들이 있지만, 앞뒤 맥락을 자르고 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경자 청와대 사회수석도 같은 날 X를 통해 “이 대통령의 노동존중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문화가족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이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지방정부의 산후조리원 관련 제도에 대해 게시한 SNS 글은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다문화가족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도 면밀히 살피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거침없는 SNS 사용이 연일 구설에 오르는 상황에서 여당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대통령의 SNS 사용이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그런 측면에서는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여전히 SNS 소통을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에 “누추한 뒷골목이든 익명의 커뮤니티와 SNS 속이든 모두 국민이 있다”며 이러한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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