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관광공사, APEC 이후 경북 관광 새 성장판···세계 관광객 유치 속도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치른 경북이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관광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알려진 경주의 도시 브랜드를 활용하는 동시에 관광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보강해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을 지역 곳곳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행사 개최 1년을 맞은 경북은 관광객 유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숙박과 소비를 동반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관광객 증가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토대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경북의 외국인 방문객은 465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증가했다.

도내 주요 관광도시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경주는 외국인 방문객 116만2000여 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9.6% 늘었고, 안동은 27만8000여 명으로 34.5% 증가했다.

역사문화자원과 지역별 특색을 갖춘 관광도시들이 외국인 여행객의 새로운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관광객 수의 증가가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방문 규모뿐 아니라 체류기간과 숙박률, 지역 내 소비까지 함께 늘어나야 한다. 경북 관광정책도 이러한 과제를 고려해 관광 기반 확충과 콘텐츠 개발, 민간투자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국비 등을 포함한 150억원 규모의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보문호반광장에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를 설치하고, 산책로와 주요 교량의 경관조명을 정비해 야간에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국제행사를 위해 마련한 시설을 행사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낮 시간대의 역사·문화 관광에 야간 볼거리와 산책 콘텐츠를 결합해 관광객의 활동 시간대를 넓히려는 취지다.

관광 홍보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사는 지역의 명소를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 취향과 계절, 음식문화 등을 접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여행 유형에 맞춰 관광지를 소개하는 '경북여행 MVTI'와 제철 식재료 및 향토음식의 이야기를 담은 ‘경북 미식여행 METI’가 대표적이다.

지역 먹거리를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진다. 지난 9월 청도군과 미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전문가 정책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해외 식품관광 로드쇼를 통해 경북의 음식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K-디저트 & 차문화 페스타'와 같은 체험형 행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시설을 늘리는 작업은 보문단지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 공사가 최근 1년간 보문단지 내 10개 기업과 체결한 민간투자 상생협약의 규모는 5000억원이다. 

관광시설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숙박과 휴양, 체험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춰 관광객의 체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변화도 이뤄졌다. 공사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보문관광단지에 복합시설지구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130실 규모의 하얏트 알릴라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 'K-위스키 관광형 증류소' 등 차별화된 관광시설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보문관광단지가 기존의 숙박·휴양 중심 기능에 새로운 체험과 문화 요소를 더하는 셈이다. 앞으로는 투자협약이 실제 시설 조성과 운영으로 이어지는지, 신규 시설이 관광객의 장기 체류와 소비 확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APEC 개최 1주년을 맞은 경주에서는 국제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관광객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오는 30~31일 경주엑스포대공원 선덕광장에서 열리는 '2026 경주 APEC 메모리얼 페스타'는 국내외 청년들이 참여하는 모의 정상회담 상호 협약식을 비롯해 APEC 세계문화홍보관과 K-뷰티 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국제교류와 문화 체험을 결합해 APEC의 의미를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나누는 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31일에는 경주엑스포대공원이 '경주 APEC 기념공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운영을 시작하며, APEC 정상회의 기념관도 문을 연다. 정상회의 당시의 주요 장면과 개최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경주의 역사문화 관광자원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같은 날 보문관광단지에서는 달리기와 야간 볼거리를 결합한 '보문 나이트런 with 월리'가 개최된다. 

세계적인 캐릭터 '월리를 찾아라'를 주제로 10㎞ 러닝과 5㎞ 슬로우 러닝이 진행되며, 참가 규모는 5000명이다.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놀이까지 더해져 보문호 일대에 야간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앞으로 보문호 주변 9.5㎞ 산책로를 활용한 '빛의 루트(Night Trail)' 등 야간관광 콘텐츠를 확충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낮에 주요 명소를 둘러본 뒤 밤에도 지역에 머물도록 유도하고, 관광 수요를 숙박업과 음식점,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APEC을 통해 경북의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진 점을 강조하며, 규제 개선과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관광객이 머물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글로벌 K-관광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APEC 정상회의가 경북 관광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지만, 국제행사의 성과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하는 일은 이제부터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를 지역 곳곳의 관광 수요로 연결하고, 시설 투자와 콘텐츠 개발이 주민과 지역 상권의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경북 관광의 다음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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