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뇌물 혐의로 파문을 일으킨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에 대해 입찰 참가 제한 2년 처분을 결정했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위의 입찰 제한이란 ‘철퇴’를 내린 것이다. 이에 LIG D&A는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논란과 공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 입찰참가자격 제한 2년 ‘철퇴’에 LIG D&A 법적 대응 예고
방사청은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통해 LIG D&A에 대한 제재 처분을 결정하고 이를 발표했다. 결정된 제재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2년이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위의 입찰 제한에 해당한다.
방사청이 ‘철퇴’를 내린 LIG D&A는 ‘뇌물 비리’ 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방사청 직원과 LIG D&A 임원을 잇따라 구속했으며 이들을 포함해 총 6명을 기소한 바 있다.
이들은 2021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방사청 입찰에서 LIG D&A가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유리한 평가를 해주는 것을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 및 그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5급 사무관인 방사청 직원은 LIG D&A 측으로부터 3억2,000만원과 22억원 상당의 하청업체 용역계약 체결 추천권 등 총 4,억6,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방사청 무기체계 개발사업 제안서 평가 위원으로 참여해 LIG D&A에게 유리한 평가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직원이 뇌물을 대가로 LIG D&A에게 유리한 평가를 안겨준 사업은 총 6개로 사업비는 총 915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 중 3개는 1조7,000억원 규모 사업의 핵심 또는 관련 기술이었고, LIG D&A는 이를 통해 해당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뇌물이 전달된 방식은 상당히 치밀했다. LIG D&A가 방사청 직원의 친인척 업체와 허위 용역계약을 맺거나 하청업체 용역계약 추천 후 사례비를 받는 방식으로 뇌물이 전달된 것이다.
이 같은 입찰 비리는 국가 안보와 직결될 뿐 아니라 방사청 직원이 깊숙이 개입하고, 뇌물 전달 과정도 교묘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검찰의 기소 및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용철 방사청 청장은 개인 일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점과 관리가 부실했던 점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해당 사건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용철 청장이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따른 방위사업 차질을 우려하며 과징금 제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두고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용철 청장은 “가급적이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결국 과징금에 비해 더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으로 평가되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최대 기간인 2년으로 결정한 방사청은 △방사청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 액수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 부정행위 △뇌물 및 원가 부정행위가 국가 안보와 방위사업 전반의 신뢰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주요 사유로 제시했다.
LIG D&A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LIG D&A는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만을 근거로 제재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집행정지 신청 등을 진행할 예정으로, 사업 등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할 수밖에 없는 만큼, 논란과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입장에선 직원이 깊숙이 연루된 무거운 사안인 데다 해당 직원이 혐의를 인정한 점까지 더해져 엄정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불미스런 혐의가 드러나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LIG D&A가 방사청 입찰을 따낼 경우 더욱 거센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2년에 달하는 입찰 제한이 몰고 올 타격을 고려하면 LIG D&A 역시 가능한 대응 수단을 모두 동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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