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달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2조2,000억원 감소했다.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금융당국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이 가계대출 감소세에 일부 작용한 가운데 여전히 잠재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 9개월 만에 금융권 가계대출 감소세에도 경계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말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12월(-1조2,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순감 전환했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증가 추세를 이어오며 5월(9조3,000억원) 정점을 찍었다. 이후 증가 폭을 줄여오다 지난달께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주담대는 3조3,000억원이 증가해 전월(4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5조5,000억원 감소해 전월(1조5,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신용대출 감소폭이 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6,000억원 증가해 전월(3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줄었고,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감소해 전월(-7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주택시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고강도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주택 거래량과 신축 입주 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주담대 수요가 둔화됐다는 분석된다. 여기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크게 줄었는데, 시장에선 빚투 수요가 위축된 것이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과 변동성 확대로 빚을 내서 투자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됐다.
◇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 지속… 여전히 리스크 상존
여기에 금융당국은 “분기말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 확대와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 등 금융권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연체된 부실채권을 대거 매각하거나 상각 처리한다. 이에 통계상 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9월엔 추석 명절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마이너스통장이나 기존 신용대출을 상환한 가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달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했음에도 당국은 긴장을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최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향후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신용대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 하반기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긴장의 끈을 한시도 늦추지 않고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집값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어 경계감을 늦추긴 어려운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0월 둘째 주(지난 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라 전주(0.12%) 대비 상승률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하향 조정된 매물 출회에 따라 하락거래가 나타난 가운데, 선호도 높은 대단지, 중소형 규모 및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과 가을철 이사 수요 확대가 가계빚 확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연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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