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사회 “북항 환승센터 조정, 정상화 첫걸음···설계 공개해야”

포인트경제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단체가 지난 19일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앞 부산역 하늘공원 보행데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이 법원 조정으로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해강협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단체가 지난 19일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앞 부산역 하늘공원 보행데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이 법원 조정으로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해강협

[포인트경제] 부산 동구 북항 복합환승센터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법원 조정으로 일단락되자, 지역 시민사회가 “조정 확정은 정상화의 출발점일 뿐”이라며 변경설계 공개와 동구청의 공사중지 처분 유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부산해강협)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단체는 지난 19일 환승센터 공사현장 앞 부산역 하늘공원 보행데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이 법원 조정으로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부산역 보행데크와 환승센터 보행통로 사이에 3m가 넘는 단차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부산역과 북항을 평탄하게 이어야 할 공공보행축에 높이 차가 생기자 시민 보행권과 조망권 훼손 우려가 제기됐고, 지구단위계획과 계약상 의무를 둘러싼 다툼으로 번지면서 사업이 장기간 멈춰 섰다는 설명이다. BPA는 지난 6월 협성종합건업의 자회사인 사업자 피큐건설에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했으며, 허가권자인 동구청도 지난 8월 공사 중지를 결정했다.

BPA가 공개한 조정 내용을 보면 사업자는 3m 이상의 단차를 해소하고 적법한 건축변경허가를 받을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개발지연배상금 납부와 철거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 기한 내 옥상광장 준공도 사업자가 이행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BPA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항도 담겼다. BPA는 법원 결정을 존중하고 조정사항 이행 관리와 공공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해강협 등도 이번 결정이 단차 문제를 바로잡고 공공성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결정을 반기면서도 ‘끝’이라는 표현을 경계하는 것은 조정이 어디까지나 지켜야 할 약속일 뿐, 그 약속이 설계와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해강협과 시민공감 등은 BPA에는 조정 결정문과 이행 일정을, 사업자에게는 단차 해소 구조와 변경설계 도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결과만 알리는 방식으로는 시민이 계획을 검증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단체가 지난 19일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앞 부산역 하늘공원 보행데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이 법원 조정으로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지후 부산해강협 상임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해강협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3개 단체가 지난 19일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앞 부산역 하늘공원 보행데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이 법원 조정으로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지후 부산해강협 상임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해강협

법원 조정이 동구청의 행정 판단까지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단체들은 조정이 BPA와 사업자 사이의 계약상 조치인 반면, 동구청의 공사중지는 건축법령에 근거한 별도 처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구청 역시 지난 8월 기초파일과 일부 지하층 기둥 위치가 허가 도면과 달라진 부분은 건축위원회 변경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공사가 재개되면 이미 시공한 부분을 다시 철거하거나 바꿔야 하는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며 동구청이 공사중지 처분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구는 단차 문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보행로 양쪽에 들어설 건축물의 조감도가 여러 차례 바뀐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초 계획부터 현재까지 무엇이 왜 달라졌고 경관과 환승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8년 11월로 잡힌 환승시설 우선 완공 일정은 차질 없이 지키되, 일정을 이유로 양측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 검증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정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 해제와 함께 BPA가 직접 참여하는 공공주도 개발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업자를 향해서는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사업자 측은 그동안 설계변경 절차를 밟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이번 조정에서도 단차 해소와 공사 중단 등의 의무를 받아들였다. BPA 역시 사업자가 다수의 계약사항 위반을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회견 참여 단체들은 여기에 공개 사과와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해강협은 앞서 지난 8~9월 아홉 차례 현장 서명운동을 벌였고, 이렇게 모은 시민 서명을 진정서와 함께 법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지후 부산해강협 상임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시민 1027명이 서명으로 전한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번에는 제대로 지어야 한다’는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된 논란으로 협성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크게 무너졌다”며 “사업자는 시민 앞에 사과하고 조정사항 이행 방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정으로 멈춰 섰던 사업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단차 해소 의무와 완공 시한, 계약 해제 조항이 함께 담기면서 사업의 방향은 이전보다 분명해졌고, 공사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협력업체들도 숨통이 트일 여지가 생겼다. 남은 과제는 변경설계와 동구청 심의라는 관문을 빈틈없이 통과하는 일이다. 북항 환승센터가 부산의 관문에 걸맞은 시설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공사 속도보다 그 과정을 시민 앞에 얼마나 투명하게 열어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부산 시민사회 “북항 환승센터 조정, 정상화 첫걸음···설계 공개해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