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계명대학교가 중앙아시아에 남겨진 역사 기록을 토대로 실크로드를 통한 인류 문명의 상호작용과 지식의 확산 과정을 살펴봤다.

물자 이동의 통로로 알려진 실크로드를 학문과 사상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한 공간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은 지난 13일 성서캠퍼스 동천관 국제세미나실에서 '2026년 실크로드 문명아카데미' 제9기 네 번째 강연을 열었다.
강연자로 나선 바흐롬 압두할리모프 우즈베키스탄 국립학술원 부회장은 세계 문명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알비루니 컬렉션'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의 학술·문화적 유산을 소개했다.
압두할리모프 부회장은 고문헌에 기록된 다양한 지식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가 세계 문명의 형성과 발전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국가와 지역을 잇는 교역로였던 실크로드가 과학기술과 종교, 철학,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지식 네트워크로 기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강연에서 다룬 알비루니 컬렉션은 우즈베키스탄 국립학술원 산하 알비루니 동방학연구소가 보관하고 있는 희귀 문헌과 필사본 자료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 자료군에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 튀르크어 등으로 작성된 다양한 기록이 포함돼 있다. 역사와 문학을 비롯해 종교, 철학, 의학, 천문학, 수학 등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른다.
이들 문헌은 특정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식이 국경과 문화권을 넘어 이동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
중앙아시아와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아랍권 사이의 역사적 관계를 비롯해 문화적 접촉과 정치·외교적 교류를 연구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서 알비루니 컬렉션이 주목받는 이유 역시 중앙아시아의 역사적 위상과 이슬람권의 과학·문화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 특강은 이러한 기록을 통해 실크로드가 여러 문명의 성과를 연결하고 축적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강연을 진행한 압두할리모프 부회장은 중앙아시아와 아랍 지역의 역사를 연구해 온 동양학 전문가다. 타슈켄트 국립대학교 동양학부를 졸업한 뒤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타슈켄트 국제 웨스트민스터대학교 부총장과 알비루니 동양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제관계·종교문제 담당 국가고문으로도 활동했으며, 현재 우즈베키스탄 국립학술원 부회장을 맡고 있다.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실크로드 연구의 범위를 유물과 교역의 역사에서 기록물에 담긴 지식의 형성과 전승 과정으로 넓혔다.
특히 중앙아시아 현지 학자의 연구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고문헌 자료의 의미를 이해하고, 동서 문명 교류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했다.
김중순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장은 알비루니 컬렉션에 대해 "실크로드를 통해 축적되고 후대에 전해진 인류의 지적 자산이며, 중앙아시아가 세계 문명사에 남긴 기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강연이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동서 문명 간 교류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학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크로드 연구와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은 경상북도의 지원을 바탕으로 실크로드 관련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라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동시에 실크로드 주요 국가들과 문화·경제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연구 협력 기반을 넓혀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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