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해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한다. 롯데손보가 보유한 334만명의 고객과 장기보험 영업망을 확보해 손해보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롯데손보 지분 77.04%로, 거래금액은 6933억원이다. 금융당국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잔여 지분 22.96%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신한EZ손보와 통합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통합 시점과 방식, 존속법인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800억 투입에도 적자 지속…신한EZ, 롯데손보로 돌파구
이번 인수는 적자를 이어온 신한EZ손보의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2021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이듬해 신한EZ손보를 출범시키고 디지털 손해보험 사업을 육성해 왔다. 그러나 출범 이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한EZ손보는 올해 상반기 1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874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이 인수 이후 약 1800억원을 증자했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보험영업에서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험손실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114억원)보다 36억원 확대됐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선택한 배경에는 장기보험 중심의 영업 기반이 있다. 롯데손보는 약 70년간 보험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고객 334만명과 약 2조2000억원의 보험계약마진(CSM)을 보유하고 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에서 향후 이익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영업망에 신한EZ손보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중복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기본자본 K-ICS -5.4%…인수대금 외 수천억 부담 가능성
롯데손보의 자본건전성은 통합 이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올해 2분기 말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161.9%였지만 기본자본 K-ICS 비율은 -5.4%에 그쳤다.
일반 K-ICS가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까지 포함해 보험사의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반면, 기본자본 K-ICS는 손실을 직접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을 중심으로 산출한다. 롯데손보는 전체 지급여력비율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본자본만으로는 요구자본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보험사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을 5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한다. 비율이 0% 이상 50%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자본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규제에 대비할 계획이다. 외부 자금 조달 없이 그룹 내 자본을 재배치해 통합을 추진하고 단계적인 정상화를 통해 자본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인수대금과 별도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롯데손보가 기본자본 K-ICS 비율 50%를 확보하려면 감자 등을 통한 약 4500억원의 자본 개선 효과를 반영하더라도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약 4900억원의 기본자본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롯데손보, 보험이익 537억에도 순손실…CSM 1조원 감소 우려

롯데손보의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은 537억원 흑자였지만 투자손익에서 79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실은 18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영업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손실이 이를 잠식하는 구조가 이어지면 전체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장기보험 영업 기반을 유지하면서 투자손익을 안정화해야 하는 이유다.
보험계약의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의 질도 변수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말 약 2조2000억원의 CSM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금액이 모두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가 예상보다 늘어나거나 보험계리 가정이 변경되면 CSM이 감소할 수 있다.
롯데손보는 2024년 하반기부터 보험금과 사업비의 예상액과 실제 발생액 간 차이를 나타내는 예실차가 악화하는 추세다. 일부 자동차·일반보험에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iM증권은 보험계리 가정 선진화와 할인율 현실화, 원칙모형 전환 등을 반영할 경우 롯데손보의 CSM이 현재 약 2조2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통합 이후 CSM을 2조원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신한금융의 목표에도 부담 요인이다. 신규 장기보험 계약을 늘리는 동시에 기존 계약의 손해율과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를 통해 손보사업의 외형을 확대하더라도 자본건전성 개선과 수익성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용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 인수 후 비은행 부문 경쟁력이 소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이익 격차는 소폭 축소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인수 후 손보 자회사 정상화 속도가 관건으로, 자본의 기회비용 등에 대한 고민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