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성' 日 순정만화 거장 와타나베 마사코 별세…향년 97세 [MD재팬]

마이데일리
와타나베 마사코의 순정만화 '유리의 성' 표지 / 슈에이샤 홈페이지 캡처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일본 순정만화의 여명기를 열고 발전을 이끈 거장 만화가 와타나베 마사코가 향년 97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13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인의 공식 SNS 운영진은 와타나베 마사코가 지난 3일 오전 0시 38분 노환으로 평온하게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1929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삽화가로 활동하다 1952년 ‘소공자’를 통해 만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60년대 ‘백마의 소녀’, ‘어머님’ 등을 선보이며 모녀와 자매간의 깊은 인연을 섬세하게 포착했고, 서구적 무대를 배경으로 소녀들의 낭만과 로맨스를 유려하게 그려내며 일본 순정만화의 기틀을 닦았다.

고인의 필생의 대표작은 1970년대 초 슈에이샤의 ‘주간 마거릿’에 연재된 ‘유리의 성’이다.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인간 내면의 선악과 애증을 날카롭게 묘사해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으며, 고인은 이 작품으로 1971년 제16회 쇼가쿠칸 만화상을 품에 안았다. 국내에서도 해적판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후 선보인 ‘성 로잘린드’에서는 순진무구한 소녀의 잔혹성을 다루며 순정만화에 서스펜스 호러 장르를 성공적으로 결합하는 선구적 행보를 보였다.

중년 이후에도 장르적 확장은 멈추지 않았다. 1980년대부터 성인 여성 만화로 보폭을 넓힌 고인은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파고드는 미스터리를 주로 다뤘고, 1993년부터 2011년까지는 중국 고전을 각색한 ‘금병매’를 장기 연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90세를 넘긴 2020년에도 모바일 웹툰 플랫폼에 신작 ‘비밀(히메고토)’을 주간 연재하며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펜을 놓지 않는 지치지 않는 창작열을 불태웠다.

만화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제31회 일본만화가협회상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일본 여성 만화가로는 최초로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인 욱일소수장(旭日小綬章)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유리의 성' 日 순정만화 거장 와타나베 마사코 별세…향년 97세 [MD재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