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제10대 부산시의회가 출범 100일을 맞아 부·울·경 3개 광역의회 연대와 민생 현장 의정을 두 축으로 한 향후 의정 방향을 내놓으면서,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협치의 첫 단추를 끼운 시의회가 연말 본예산 정국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강무길 의장은 8일 오전 10시 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출범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시민의 오늘을 지키는 의회’ ‘부산의 내일을 준비하는 의회’ ‘성과로 답하는 일 잘하는 의회’를 앞으로의 의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강 의장은 “부산이 글로벌 해양수도를 향해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오늘을 사는 시민의 일상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빛나는 미래도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시의회가 시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 부울경 초광역 협력과 현안 공조
이날 브리핑에서 강 의장이 가장 힘을 실은 대목은 부·울·경 초광역 협력이었다. 그는 지난 9월 29일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 박준 경남도의회 의장과 만나 이달 중 ‘부·울·경의회 광역발전협의회’를 꾸리고 공동협력 선언문을 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3개 의회는 국비 확보와 공공기관 이전, 광역교통망, 원전·에너지·전력 생태계 등 9개 분야에서 공동 대응에 나선다.
경남과는 물 문제부터 손을 맞잡는다. 시의회는 시민 건강과 직결된 물 문제를 풀기 위해 부산·경남의회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고 두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해법 찾기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부산의 미래가 걸린 현안에도 의회의 역량을 모은다. 강 의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해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범시민 유치기구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가덕도신공항의 조속한 개항과 통합LCC 본사 유치에도 의회 차원의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 빈집 실태조사와 싱크탱크 확대
‘시민의 오늘을 지키는 의회’를 위한 실행계획으로 강 의장은 민생현장회의 본격 가동을 내놨다. 부산상공회의소와 정책협의 창구를 열어 기업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겠다는 것이다. 동네마다 늘어나는 빈집은 지역 건축 전문가 단체와 함께 실태부터 살핀다. 무너질 위험만 따지지 않고 다시 쓸 수 있는 길까지 찾아 안전 확보와 도시재생을 한 번에 풀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모은 과제는 제도로 다듬는다. 강 의장은 ‘성과로 답하는 일 잘하는 의회’를 위해 의정자문위원회를 의회의 싱크탱크로 키우고, 의장 직속 자문기구에서 정책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발굴한 과제는 가칭 ‘부산광역시의회 정책포럼’에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실제 정책으로 발전시킨다.
첫 포럼은 오는 26일 열린다. 대학가 공실 문제를 풀 캠퍼스타운 조성 방안이 첫 주제다. 이어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부산구치소 이전과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 문제도 차례로 다룬다. 시의회·부산시·교육청 정책협의회도 본격 가동하고, 지방의회법 제정에 대비한 의회 혁신에도 속도를 낸다.
◆ 협치 간담회 정례화와 견제 강화
강 의장은 지난 100일의 성과도 돌아봤다. 그는 “지난 100일 뜨겁게 성원해 주신 시민 덕분에 소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가장 먼저 협치를 내세웠다. 부산시 조직개편안과 민선 9기 첫 추경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 일, 여야 협치 간담회를 정례화한 일을 소통과 협력의 기반으로 들었다.
집행부 견제 성과로는 공공기관장 인사검증 시스템 전면 개편을 꼽았다. 3개 특별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해 현안에 대응했고, 고물가·고금리 속 시민 부담을 덜기 위한 입법도 이어왔다고 했다. 역대 최다인 16개 의원 연구모임 구성과 국외공무출장 예산 반납도 성과 목록에 올렸다. 시의회는 오는 15일 동구 매축지마을에서 사랑의 연탄나눔을 열고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이어간다.
◆ 의장이 매긴 부산시 소통 75점
이어진 기자 질의에서 부산시와의 소통 점수를 묻자, 강 의장은 “추경 때 문제도 많았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잘 마무리했다”며 “개인적으로 75점, 4분의 3 정도로 본다”고 답했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모두 맡아 민주당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분기마다 민주당과 협의체를 열어 별도 소통 창구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시민의 가장 큰 고통으로는 청년 일자리를 꼽았다. 그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양질의 일자리 유치에 예산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단체장 간 논의에 진전이 없어 의회가 먼저 나섰다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부산에서 3개 의회가 다시 모여 울산과는 원전, 경남과는 물 문제처럼 분야별 ‘원포인트’ 협력부터 풀겠다고 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국비를 확보한 만큼 계속돼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북항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365일 공연이 가능한 전문 아레나를 제안했다. 4대 항만공사 통합 등 현안을 두고 시장과 개별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임 시정과 방향이 다른 사업들은 연말 예산 심사에서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100일 동안 시의회는 여소야대 구도에서도 굵직한 안건을 합의로 넘기며 협치의 바탕을 다졌다. 단체장 차원에서 더디던 부·울·경 협력을 의회가 분야별로 먼저 풀어보겠다는 시도와, 정책포럼으로 묵은 현안을 제도로 잇겠다는 계획에도 기대가 모인다. 남은 숙제도 분명하다. 야구장 문제와 전임 시정과 결이 다른 사업들은 연말 본예산 심사라는 실전을 앞두고 있다. 소수당과의 소통 창구가 실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75점’의 나머지를 채우는 일은 결국 연말 예산 심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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