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1.2조인데 환급은 26%…서민금융硏 “송금 전에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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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회사의 지급정지 계좌는 10만건을 돌파하고도 실제 피해 환급률은 2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연구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회사의 지급정지 계좌는 10만건을 돌파하고도 실제 피해 환급률은 2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지급정지와 환급만으로는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송금 전 위험 신호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민관 공동 예방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금융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금융회사·통신사·수사기관뿐 아니라 민간이 보유한 사기정보와 예방기술까지 연결하는 사전 예방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과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당 평균 피해액도 2016년 862만원에서 지난해 5384만원으로 10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범죄의 최초 접근은 통신망에 집중됐다. 1~8월 파악된 보이스피싱 8584건 가운데 전화 접근이 7841건, 문자메시지가 223건으로 전화·문자를 통한 접근 비중이 94%에 달했다.

◇ 10만 계좌 막았는데 환급률 26%…사후 대응 한계

금융회사가 지급정지한 사기 이용 의심계좌는 2021년 5만7990건에서 지난해 10만2307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실제 피해금 환급률은 같은 기간 35.9%에서 26.3%로 하락했다.

피해자가 신고하고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시점에는 이미 피해금이 재이체되거나 가상자산 전환 등을 통해 빠져나간 경우가 많아 사후 대응만으로는 회수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보이스피싱은 전화·문자로 시작해 계좌이체를 거쳐 가상자산이나 타 계좌로 피해금을 이동시키는 복합 범죄”라며 “통신망이나 금융망 어느 한쪽만 강화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심 전화번호와 피해 신고, 계좌 정보, 이상거래 등 서로 다른 위험 신호가 연결되는 순간 범죄의 실체가 명확해진다”며 범죄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민간 사기정보까지 연결…‘송금 전 차단’으로 전환

연구원은 정부·금융회사·통신사 중심의 정보 공유를 넘어 민간에서 축적되는 사기 의심 정보까지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치트는 2025년 이용자 및 금융기관 연계를 통해 50억6100만건의 사기주의 정보가 조회됐으며, 이 가운데 송금 직전 탐지된 사기 의심 거래는 1219만건, 일평균 3만3412건에 달했다. /서민금융연구원

대표적인 사례로 사기 피해 정보 플랫폼 더치트를 제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더치트는 2025년 이용자 및 금융기관 연계를 통해 50억6100만건의 사기주의 정보가 조회됐으며, 이 가운데 송금 직전 탐지된 사기 의심 거래는 1219만건, 일평균 3만3412건에 달했다.

조 원장은 “공공의 강점이 정보의 공신력과 제도적 집행력이라면 민간의 강점은 이용자 접점에서 위험 신호를 빠르게 포착하는 신속성”이라며 공공의 신뢰성과 민간의 기민함을 결합한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금융결제망 등 모든 송금 거래가 거치는 인프라에 민간의 사기 의심 데이터를 연동해 소비자가 송금을 최종 실행하기 전에 위험을 인지하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원장은 “향후 보이스피싱 대응 성과는 사후에 계좌 몇 개를 동결했는지가 아니라 송금 전에 얼마나 많은 위험을 선제 탐지하고 실제 피해를 몇 건 차단했는지로 평가 기준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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