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서울시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사업에서 차량 공급부터 관제 플랫폼, 운행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운영체계 구축에 나선다. 여러 자율주행 개발사와 운수사가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이번 사업의 성격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1일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정책·제도 개선과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 공유 등을 맡고,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운수사의 자율주행 버스 전환과 인력·인프라 지원에 참여한다.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맞춘 차량을 개발·공급하고 운수사가 사용할 관제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대차·기아가 맡은 영역은 차량 제작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율주행 개발사가 기술을 탑재할 차량 기반을 표준화하고 실제 운행을 관리하는 관제 시스템까지 구축한다.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는 다시 자율주행 기술 검증과 개발에 활용한다.
◆차량부터 표준화…개발·운영 변수 축소
현대차·기아가 개발하는 자율주행 특화 버스의 핵심은 표준화다. 차량에는 표준화된 센서 구성과 신뢰성을 높인 이중화 부품을 적용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의 차체로 공급해 개발사마다 차량 환경이 달라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개발사는 같은 센서 구성과 차량 조건에서 기술을 반복 검증할 수 있다. 차량별 하드웨어 차이를 조정하는 작업을 줄이고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보다 일정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운수사에는 이중화 설계가 중요하다.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차량이나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도 운행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차·기아는 이중화 부품을 통해 차량 신뢰성을 높이고 운영 효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표준화는 데이터 수집에도 영향을 준다. 동일한 차량과 센서 구성을 사용하면 서로 다른 주행 조건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비교하기 쉬워지고, 개발사가 활용하는 학습 데이터도 일정한 기준으로 축적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차량 표준화와 데이터 수집을 함께 추진하는 대목이다.
◆관제까지 직접 구축…운행 데이터 축적
현대차·기아는 차량 밖의 운영 영역에도 들어간다. 자율주행 버스의 실시간 운행 상태와 비상상황, 차내 위험상황을 관리하는 전용 관제 플랫폼을 새로 구축해 이번 실증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버스시스템과도 연동한다.
자율주행 시내버스가 상용 단계에 들어가면 개별 차량의 주행 성능과 함께 여러 대를 동시에 관리하는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운전자 개입이 줄어드는 레벨4에서는 차량 상태와 승객 안전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이상 상황에 대응하는 관제체계의 역할도 커진다.
현대차·기아가 차량과 관제를 함께 구축하면 실제 도심 운행에서 나오는 데이터도 하나의 운영체계 안에서 축적할 수 있다. 차량 주행 데이터와 관제 과정의 운영 정보를 기술 검증에 활용하고 서울시 버스시스템과 연동해 대중교통 환경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구조다.
운송 서비스와의 접점도 이미 넓히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9월 서울시의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모빌리티 플랫폼 '셔클'을 통해 강남·상암에서 시범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와 새벽동행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시내버스 협약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기아의 역할은 차량 개발과 실증에서 관제와 운송 서비스 영역으로 넓어진다. 서울시와 버스조합은 제도와 실제 운송 환경을 제공하고 현대차·기아는 차량과 관제를 맡는다. 자율주행 기술을 기존 시내버스 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차량 성능과 운영 방식, 제도를 함께 검증하는 구조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을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가 우리나라 자율주행 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개별 차량의 기술 실증보다 차량 규격과 관제, 데이터를 묶어 실제 대중교통에 적용할 운영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현대차·기아가 차량과 관제체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서울시·버스업계가 제도와 운행 환경을 맡으면서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에 필요한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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