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X 정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자 글을 인용했다가 삭제한 데 이어 ‘살인자·매국노’ 표현과 대외비 표시 문건 공개까지 공방으로 번졌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지 말라는 요구도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필요한 이야기를 국민과 나누되 과한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 “편하게 하시라”… 인용 중단 요구와 다른 입장
김 대표는 1일 아침 민주당 TV ‘민티07’에서 대통령의 SNS 사용 빈도와 타인 게시글 인용을 둘러싼 지적에 대해 “꼭 세상을 옛날 문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판하는 이들의 말대로 하다 보면 반대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대통령께서 국민과 꼭 이런 말씀을 나누는 것이 좋겠다 싶을 때 그냥 편하게 하시고 또 과하다 싶으면 국민들이 판단하시겠죠”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타인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소통이라며, 작성자의 과거 발언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멸칭과 혐오 표현의 자제를 당부했지만, 같은 날 밤 인용한 글의 작성자가 범여권 인사들을 향해 멸칭을 사용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을 이튿날(19일) 삭제한 뒤 글의 인용이 작성자의 모든 주장에 대한 동조를 뜻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리트윗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직접 쓴 글만 올리라고 요구했다. 특정 성향의 게시물이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28일) X에서 인용 대상자의 과거 글을 모두 조사할 시간도, 필요도 없다며 소통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튿날(29일)에는 전력망 대책을 소개한 지지자의 글을 다시 공유하면서 “누군가에게 책잡힐 험한 표현 하지 않으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용 중단 요구에도 다른 이용자의 글을 공유하는 방식을 이어갔다.
논란은 인용 방식에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먼저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에 ‘살인자나 매국노’라는 표현을 사용해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을 향한 악담이라며 반발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한 말로 왜곡해 보도했다. 비공개 이유를 설명하려던 글이 표현 수위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진 것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보이스피싱 대응 성과를 알리며 올린 보고 문건 사진에 ‘대외비’ 표시와 ‘선관위 특검’ 관련 문구가 노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청와대는 수사와 무관한 경찰청 치안 상황 보고라고 반박했다. 문건 공개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도 공무원이라며 재차 비판했다. 앞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SNS 설전과 이스라엘군 영상 인용 때도 대통령의 게시글이 정치·외교 공방으로 이어진 바 있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은 국민에게 정책과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추가로 설명하고, 청와대가 반박에 나서는 일이 반복됐다. 알리려던 정책과 성과보다 인용한 계정의 과거 발언, 대통령의 표현, 문건 공개 여부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과하면 국민이 판단”한다지만 소통하려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오히려 논란을 늘리고 피로감을 키운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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