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CEO 국감 증인 신청…유가담합 의혹·거래 관행 수술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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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OIL 국내 정유 4사 / AI 생성 이미지
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OIL 국내 정유 4사 / AI 생성 이미지

[포인트경제] 유가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국내 정유 4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되면서 정유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와 거래관행까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30일 국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안종범 S-OIL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종 채택 여부는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정유 4사 CEO가 증인으로 최종 채택될 경우 국회는 최근 검찰이 수사·기소한 석유제품 가격 담합 의혹을 비롯해 정유사의 가격 결정 과정과 주유소 유통구조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 가격 담합 혐의

이번 증인 신청의 핵심 배경은 유류 가격담합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미국·이란 전쟁 직후 발생한 유가 급등 국면에서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석유제품 공급가격의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 공급가격의 인상시기와 폭을 사전에 조율했다. 두 회사의 가격 인상 이후 GS칼텍스와 S-OIL가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직접적 담합 규모를 14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GS칼텍스와 S-OIL의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 시장 경쟁제한 효과는 26조원에 달한다. 다만 정유사들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최종적 담합 여부는 재판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국회에서는 당시 정유사들의 공급가격 인상이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가격 상승 등 시장 요인을 반영한 것인지, 또는 경쟁사 간 가격 조율이 있었는지 등이 주요 질의 대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전량구매·사후정산…주유소 거래관행도 쟁점

가격 담합 외에도 정유사와 자영주유소 간 고질적인 거래관행인 '전량구매계약'과 '사후정산제'가 주요 질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정유 4사가 자영주유소와 전량구매 방식의 석유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해 주유소가 사실상 계약 정유사로부터 제품을 전량 구매하도록 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전량구매계약은 정유사가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는 대신 주유소가 해당 정유사의 브랜드와 공급망, 영업지원 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업계에서 활용돼 왔다. 다만 주유소 입장에서는 특정 정유사 제품을 일정 수준 이상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공급처의 가격이 더 낮더라도 자유롭게 구매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가 제품을 공급할 당시 잠정적인 입금가격을 적용하고 이후 할인·장려금이나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최종 공급가격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전량구매계약과 사후정산제가 결합될 경우 주유소의 공급처 선택권과 가격 예측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유소가 공급처를 자유롭게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종 매입가격까지 사후적으로 확정되면 공급가격 결정 과정에서 정유사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쟁점이다.

정부·공정위, 거래구조 개선...혼합구매 확대·사후정산 제한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같은 거래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손질에 나선 상태다. 정부와 정유·주유소 업계는 지난 4월 전속거래 완화와 사후정산제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공정위는 지난 8월 석유유통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개정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혼합구매를 통한 주유소의 구매 선택권 확대다. 상표 사용계약을 맺은 주유소가 계약 정유사 제품을 60% 이상 구매하면 나머지 40%는 다른 정유사 제품을 구매·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사후정산 방식도 제한된다. 원칙적으로 발주 시점에 공급가격을 최종가격으로 확정하도록 하고, 주유소가 별도로 요청하는 경우에만 사후정산을 허용한다. 사후정산을 하더라도 정산기간은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유업계는 혼합판매 확대가 품질 관리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에 새로운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유소업계에서는 시설 지원금이나 계약 조건 변경 등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면서도 공급처 선택권 확대가 실질적인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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