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요한, ‘삼식이 삼촌’을 만나 

시사위크
​배우 변요한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글로벌 시청자와 만났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변요한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글로벌 시청자와 만났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변요한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첫 OTT 도전을 마쳤다. 목표를 위해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엘리트 청년 김산으로 분해 대선배 송강호 옆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연기력으로 따지면 나는 꼴찌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가 호연을 펼친 ‘삼식이 삼촌’은 혼돈의 1960년 대한민국,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다. 

영화 ‘동주’ ‘거미집’ 각본으로 주목받은 신연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선택한 시리즈물로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은 작품으로, 지난달 19일 종영했다. 

변요한은 엘리트 청년 김산을 연기했다. 김산은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최고의 엘리트 청년으로, 미국에 유학을 다녀온 뒤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부강한 나라를 꿈꾸지만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그의 계획이 무산되고 절망에 빠진 그에게 꿈을 이뤄 주겠다며 다가온 삼식이 삼촌을 만나 새로운 길을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변요한은 대장정을 마친 소회부터 치열했던 촬영 과정,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소감 등 ‘삼식이 삼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를 맞은 그의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연기 열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엘리트 청년 김산을 연기한 변요한./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엘리트 청년 김산을 연기한 변요한./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끝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14회부터 16회를 극장에서 모든 스태프, 배우, 참여한 사람들과 다 함께 봤다. 촬영할 때는 보지 못했던 장면도 많았고 내가 연기했지만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던 신들도 있었는데 큰 스크린으로 함께 봐서 좋았다. 끝나고 나서 다 같이 손을 잡고 훈훈하고 행복하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그 어떤 말보다는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줬다. 감사했다.”

-‘삼식이 삼촌’이 가진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960년대 근현대사를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재밌고 낭만이 있고 그 시대가 피부에 닿는 것처럼 생생했다. 주옥같은 대사도 많았다. 커다란 세상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사람의 세상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한 사람 마음속의 세상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 우린 그 안에서 계속 나아가는데 과연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잘못된 길인가 옳은 길인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나아가고 움직이는 게 중점인 작품이다. 너무나 다른 꿈과 야망이지만 결국 하나를 바라보고 있잖나. 그 지점이 이 드라마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했다. 부담은 없었나. 

“매번 숨 막혔고 (스스로)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다.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계속 반복하면서 하루하루 나아갔고 그럴 때마다 나를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방의 눈빛, 힘을 준 스태프 덕이었다. 주연부터 단역까지 그분들의 눈빛을 보면서 정말 많은 힘을 얻었다. 특히 연설 장면은 길고 막연해서 걱정했는데 결국 답은 현장에 있더라. 산을 바라보는 배우들의 눈빛과 들어주는 귀가 있어 할 수 있었다. NG도 내지 않았다. 또 배웠다. 연기는 들어주고 바라보는 거구나. 들어주고 바라봐 주니까 힘이 생기더라. 나는 연기력으로 따지면 꼴찌였다. 너무 잘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렇게 자극을 주는 현장이었다는 것, 그 안에 들어갔다는 게 정말 복 받은 일이었고 행복했다.”

강렬한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 변요한(왼쪽)과 송강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강렬한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 변요한(왼쪽)과 송강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김산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꿈과 야망을 가진 인물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꿈과 야망이 없는 사람은 없잖나. 다만 김산은 그것에 솔직하게 직면하고 표현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꿈과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말 그대로 솔직한 게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망을 숨기잖나. 그런데 김산은 숨기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런 모습이 야망에 솔직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혁명에 실패한 김산은 시간이 흘러 결국 꿈을 이룬다. 시리즈에 담기지 않은 비어있는 그 시간 동안 김산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상상한 지점이 있다면. 

“결국 김산은 꿈을 이룬다. 삼식이 삼촌이 김산을 위해 희생하고 김산을 살려준다. 그렇기에 그 시간이 김산에게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상상을 했었다. 삼식이 삼촌을 그렇게 보내고 나서 김산은 집에만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의 집에 누가 제일 먼저 찾아왔을까. 누가 먼저 김산이라는 사람을 다시 일으켰을까 했을 때,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눈 지점인데 레이첼 정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기를 잘 넘기고 갔을 때 김산은 어떠한 형태로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사람이 돼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 삼식이 삼촌과 김산의 대화도 인상적이었다. 어떤 고민을 했나.  

“이미 그때는 너무 많이 체화돼 있었다. 촬영도 두 테이크만에 끝났던 걸로 기억한다. 이미 울고 있었다. 끝나고 나서도 한참 울었다. 너무 아팠다. 그 대사들이. 삼식이 삼촌이 정말 김산을 좋아했구나, 정말 같이 꿈을 이루고 싶었구나 싶더라. 삼식이 삼촌이 큰일을 한 사람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슬펐다.”

변요한이 송강호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변요한이 송강호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선배 송강호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은.  

“매번 놀라웠다. 연기도 엄청나게 오래 하셨고 인생도 더 오래 경험한 분으로서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을 보는 눈이 달랐다. 송강호로 출발해서 삼식이 삼촌으로서 모든 배우와 인물을 바라보는 것들, 부족하더라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현장을 경건하게 만들고 지켜주는 모습들에 감명받았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현장에 계속 있는 게 당연하지 않고 사실 쉽지 않다. 그런데 본인의 촬영이 끝났어도 후배의 연기를 계속 바라봐 줬다. 그게 현장을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또 그렇게 바라봐 주는 게 ‘삼식이 삼촌’에 담긴 메시지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의 집중력과 집요함도 놀라웠다. 내게 ‘삼식이 삼촌’은 그냥 송강호 하나였다. 더 많이 강호 선배의 연기를 보고 싶다.”

-주연작 ‘그녀가 죽었다’ 개봉과 ‘삼식이 삼촌’ 공개가 겹치면서 그 누구보다 바쁜 5월, 6월을 보냈다. 대장정을 마친 소회도 남다를 것 같은데.

“정말 쉼 없이 지냈던 것 같다. 그 시기를 통해 성장했으면 좋겠고 성장한 것 같다. 사실 쉽진 않았다. 홍보도 하고 촬영도 하고 무대인사도 다니면서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결국엔 다 해냈고 해낸 것만으로도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 쓰러지지 않고 해냈구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 이겨내고 해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누군가는 당연한 거라고 할 수 있지만 작은 것이더라도 스스로 칭찬하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다. 그동안 배우로서 성장과 함께 여러 성취도 있었다. 스스로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똑같다. 열정은. 더 클 수도 있다. 연기에 대해 조금 더 경건하게 들어가고 싶은 것도 있다. 현장에서 송강호 선배와 오래 연기한 선배들, 열심히 하는 동료 배우들을 보면서 경건함을 느꼈다. 다만 노하우가 생긴 건 사실인 것 같다. 아무래도 좋은 선배와 후배, 많은 배우들과 점점 작품을 하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그런데 이제는 그 노하우를 다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몰랐던 것처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깨끗하게 40대를 맞이하고 싶다. 관성이 아니라 천성으로 가고 싶다. 스스로 체크했을 때 관습적으로 가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노하우를 잊고 싶다는 것이고 어떤 역할을 만났을 때 더 깨끗한 상태로, 내가 알 수 없는 나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다. 더 잘하고 싶어서 드는 생각인 것 같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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