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초심·겸손’을 강조하며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실상 지지율 하락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진행됐던 만큼, 민주당도 이와 발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다만 당 지도부 내에선 기자회견 후 ‘당의 역할’을 두고 계파 간 온도차가 느껴지기도 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선 인사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자중론’이, 친청계(친정청래계)에선 당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온 것이다.
21일 민주당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의 취지대로 초심과 겸손으로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겠다”며 “일의 속도와 함께 소통과 공감, 숙의의 노력을 더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송구’와 ‘반성’ 등을 언급하며 자세를 낮추자, 이에 발을 맞춘 것이다.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님 기자회견 이전과 이후 민주당부터 달라지겠다”며 “먼저 민주당 내부부터 하나 되겠다. 개혁하고, 그 개혁의 결과가 민생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미화 최고위원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주권 정부와 집권 여당 민주당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고,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하나여야 하고, 국민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당 역할’ 두곤 ‘온도차’… 친명 ‘자중론’ vs 친청 ‘자성론’
이러한 가운데, 이 대통령 기자회견 후 ‘당의 역할’을 두고 지도부 내 계파 간 온도차가 느껴지기도 했다. 친명계는 인사 문제와 관련한 당내의 공개적인 지적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자중론’을, 친청계는 통합 문제와 관련한 ‘자성론’을 강조한 것이다.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개혁과 국민 통합의 뜻에 깊이 공감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과 발을 맞춰 화합·통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최고위원은 “8·17 전당대회가 끝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말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여전히 배제하고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당 지도부의 통합 문제에 대한 ‘자성론’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그는 당 차원에서 멸칭·혐오·조롱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전용기 최고위원은 “책임을 요구한다면 판단할 권한도 존중해야 한다”며 ‘자중론’은 강조했다. 그는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조금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야당도 국정의 평론가도 아닌, 집권 여당이다. 의견은 치열하게 전달하되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하고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지면 함께 책임져야 할 주체”라고 했다. 이는 추미애 경기지사를 포함한 당내 인사들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김 대표는 한 최고위원의 발언을 염두에 둔 듯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당 전체가 함께 유념할 대목”이라고 했고, 전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선 “인사 문제는 우리가 비평의 입장이 아닌,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기 때문에 여당다운 방식으로의 논의를 지금까지 해 왔고 앞으로도 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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