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후속 입법도 파열음… 여권 엇박자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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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국회 법사위 법안제1소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민주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 뉴시스
김의겸 국회 법사위 법안제1소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민주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엇박자가 후속 입법 과정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 출신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영상 활용 문제를 놓고 범여권 의원들이 충돌했다. 검찰 수사권 폐지 원칙과 범죄 피해자 보호 장치가 맞부딪치면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둘러싼 여권의 이견이 다시 표면화했다.

◇ 김남희 “피해자 보호 외면이 검찰개혁인가”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 보호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하도록 규정한다.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장애 등으로 법정에서 진술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을 거쳐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같은 피해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하며 겪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김 의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검사가 피해자를 면담한 경우다. 개정안은 검사가 피해자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면담하는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영상녹화를 마친 뒤 봉인하고 수사기록에 첨부하는 주체에서는 검사를 제외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검사가 면담한 피해자의 영상녹화물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해자 면담을 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예외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과도한 조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 행방불명, 장애 등 진술이 어려운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일이 검찰개혁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형사사법절차의 최소한의 원칙도, 피해자 보호도 외면하는 억지 조항을 넣는 것이 과연 우리가 말하는 검찰개혁의 정신이냐”고 반문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적절성을 둘러싼 반발에 이어, 성폭력처벌법 개정 과정에서도 검찰 수사권 폐지 원칙과 피해자 보호 방안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다. 사진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 뉴시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적절성을 둘러싼 반발에 이어, 성폭력처벌법 개정 과정에서도 검찰 수사권 폐지 원칙과 피해자 보호 방안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다. 사진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 뉴시스

16일 열린 법사위 법안소위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범여권 의원 사이에 이견이 표출돼 심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사가 만든 영상에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검찰에 사실상 수사 기능을 남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논의를 남겼다.

◇ 중수청장 인선 이어 후속 법안까지

이번 충돌은 초대 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과도 맞물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7일 검사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제청했다. 그러나 범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 출신 인사가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겨받을 기관의 수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지시한 상태다.

야당은 중수청장 인선과 성폭력처벌법 논쟁을 여권의 검찰개혁 노선 갈등으로 규정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여권 내 노선투쟁이 가관”이라며 “민주당 내부끼리 싸우느라 그나마 새로 만든 중수청장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와 검찰 해체가 당장 10월 2일”이라며 “그런데도 국민 안전은 1도 관심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여당의 무책임한 집안싸움에 국민 피해만 심각해진다”며 “범죄자 전성시대가 오고 있다”고 했다.

두 사안은 검찰개혁이라는 방향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식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간극을 보여준다. 검찰 출신 인사를 새 수사기관에서 배제할 것인지,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사건에서는 검사에게 제한적인 역할을 남길 것인지가 쟁점이다. 중수청 출범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제도 전환 과정의 공백을 줄일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여권 내부의 엇박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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