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본인 퍼스트’ 확산 속 한국계 일본인이 나섰다…‘신세이토’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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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일본에서 외국인을 둘러싼 배외주의와 ‘자국민 우선’ 주장이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출신 일본 귀화인이 외국 출신 지방의원과 손잡고 새로운 정치단체를 출범시켰다. 일본 사회의 구성원이 된 외국 출신 주민들이 차별과 배제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정치 참여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5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국 출신 정재욱(鄭 宰旭·일본명 데이 아키라)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오르즈굴 바바호자에바 도쿄 세타가야구 의원은 전날 도쿄 일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단체 ‘신세이토(新世党)’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신세이토(新世党) 창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르즈굴 바바호자에바 세타가야구 의원(왼쪽)과 정재욱 공동대표/마이니치신문 보도 화면 갈무리(포인트경제)
신세이토(新世党) 창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르즈굴 바바호자에바 세타가야구 의원(왼쪽)과 정재욱 공동대표/마이니치신문 보도 화면 갈무리(포인트경제)

신세이토는 도쿄를 주요 활동지역으로 삼는다. 당명은 신주쿠(新宿)의 ‘신(新)’과 세타가야(世田谷)의 ‘세(世)’를 조합했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도 담았다. 오르즈굴 대표는 신세이토가 특정 국적이나 외국 출신 주민만을 위한 정치단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공동대표는 1985년 일본에 유학해 4년간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2007년 다시 일본에 진출해 신오쿠보를 중심으로 사업과 지역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오르즈굴 대표 역시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일본 국적을 취득했으며 현재 세타가야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세이토가 내세우는 핵심은 외국인에 대한 일방적인 우대가 아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이상 일본의 법과 지역 규칙을 지키고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국적이나 출신에 관계없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신세이토는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다문화공생(多文化共生)’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함께 만들어가는 다문화사회(多文化共創)’를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사는 것을 넘어 지역 문제 해결과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책임도 나누자는 개념이다. 오르즈굴 대표는 “함께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역을 만들고 함께 책임을 진다”는 것이 자신들이 말하는 다문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구상이 외국인을 더 많이 받아들이자는 의미도, 일본의 문화나 지역 규칙을 외국인에게 맞추자는 의미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면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외국인 정책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재류 외국인의 급증도 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재류 외국인은 412만5395명으로 사상 처음 400만명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9.5%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는 참정당이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것을 비롯해 외국인 수용 규모와 불법체류 단속,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외국인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와 배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 당시 일본 언론에서도 외국인 정책이 주요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배외주의 확산을 우려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신세이토의 출범은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외국 출신 귀화인들이 직접 지역정치에 참여해 자신들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재일동포와 외국인 주민이 많은 신오쿠보에서 오랫동안 지역활동을 해온 정 공동대표가 정치세력화에 나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본 내 외국인 정책이 단순한 이민·체류 관리 차원을 넘어 선거와 정당정치의 주요 의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신세이토가 ‘일본인 우선’을 강조하는 정치 흐름 속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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