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당 균열의 결정적 계기였던 ‘평택을’ 선거를 둘러싼 잡음까지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혁신당은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를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에 여지를 남기고 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부터 합당과 연대를 둘러싸고 설전을 이어오던 양당의 갈등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평택을 지역위원회 사무실 ‘오픈데이’에 참석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평택을은 지난 6·3 재보궐 선거 당시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간의 갈등으로 양당 균열이 본격화된 지역이며 결국 ‘국힘 제로(0)’가 아닌 국민의힘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준 곳이다.
앞서 혁신당은 민주당이 김 후보를 평택을 지역위원장에 임명하자 민주당이 진정으로 연대를 바라는 것이 맞느냐며 수차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중도·보수 확장’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이 큰 역할 하시길 믿고 기대하고 도울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혁신당과의 연대 및 합당에 대해서는 “지분을 놓고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 대원칙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험지라고 해서 ‘국힘 제로’를 만들겠다고 오신 분이 있었는데 ‘민주당 제로’를 만들고 갔다”며 조 원장을 직격했다.
조 원장은 다음 날 SNS를 통해 혁신당과 자신은 △4·10 총선 △민주당 합당 제안 △6·3 재보궐 선거 등에서 민주당을 향해 단 한 번도 ‘지분’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6·3 선거에서 민주당이 13곳의 단일화는 성사했으면서도 평택을 단일화는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 언급한 ‘경쟁력 중심의 연대와 통합’에 대해 그는 “혁신당의 경쟁력이 약하니 머리를 숙이고 입 닫고 들어오면 받아는 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평택을 패배의 원인은 김 위원장의 단일화 거부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송 의원은 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말거나, 후보 낸 후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라며 ‘놀부 심보’라고 공세를 높였다.
한편,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역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며 조 원장을 평택시 지역위원장으로 배치했다. 조 원장이 출마했던 평택을이 아닌 시 단위 배치지만 현재 평택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평택을을 제외하면 평택갑과 평택병 모두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이에 따라 혁신당이 사실상 민주당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혁신당 내부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합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고 향후 민주당과의 대립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기류가 감돌고 있다. 특히 혁신당은 김민석 대표 체제의 문제점을 ‘뉴이재명’ 중심의 ‘구조적 다수’ 구성 전략의 한계로 지적하며 최근 최저치를 기록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문제와도 연관 지었다.
조 원장은 14일 SNS에 “‘뉴이재명’만으로 국정 성공,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이 된다고 말하는 자가 바로 ‘간신’”이라며 “민주정부 ‘이어달리기’를 부정하고 진영 내부 ‘갈라치기’를 일삼는 자가 ‘역신’”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혁신당의 공세는 이어졌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김 대표의 ‘지분’ 발언을 겨냥해 “웬 지분 타령이냐”며 혁신당은 김 대표가 가진 기득권에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현선 혁신당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의 ‘우클릭’ 인사를 문제 삼으며 “정체성 없는 산술적 덧셈에 취해 연대의 상대를 멸시하는 것은 ‘황금시대’가 아닌 진보진영 전체의 공멸과 국정 동력 상실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친명(친이재명)계를 향해서도 “무조건적인 박수와 맹신만이 ‘친명’의 자격이냐”며 “지금 대통령 주변에는 쓴소리하는 충신을 역신으로 몰아내고 입에 발린 칭송만 늘어놓는 간신들과 침묵하는 자들만 가득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혁신당의 연일 이어진 비판에도 김 대표는 같은 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주당TV’에 출연해 “혁신당과 합당할지 연대할지 논의해 입장을 맞춰봐야 한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었다. 아울러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무조건 연대하기로 했다는 점을 들며 진보 연대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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