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재검토-발전공기업 유치…조규일 진주시장 '청와대·국회' 1인 시위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개혁과 에너지 전환 기조가 맞물리면서 전국 혁신도시의 판도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 이어 10일 서울 청와대와 국회 정문 앞을 연달아 찾아 1인 시위를 감행한 것은 진주혁신도시의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절박한 위기감 때문이다.

양일간 이어진 조 시장의 릴레이 상경 시위는 두 가지 핵심 현안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능 분리 재검토와 정부가 추진 중인 화력발전 5사 통폐합에 따른 '통합 발전공기업(가칭 한국발전)' 본사의 진주 유치다. 거리로 나선 조 시장 곁에는 재경 진주 향우들이 발걸음을 보태며 지역민의 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서부경남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LH는 기능 분리 및 조직 슬림화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거센 파고를 겪어왔다. 

혁신도시의 핵심 앵커 기관이자 대규모 고용과 지방세수를 담당하는 주축이 쪼개질 경우, 지역상권과 정주여건 전반이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진주시의 판단이다. 조 시장이 피켓을 들고 본사 존치와 기능 분리 재검토를 거듭 외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급부상한 발전공기업 통폐합 움직임은 전국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를 첨예하게 갈라놓으며 '공공기관 유치 제2차 대전'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지와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한국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5개 발전 자회사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5개 기관이 각기 다른 시·도에 안착해 지역 혁신도시의 기틀을 맡아왔다는 점이다. 

경남 진주(남동발전)를 비롯해 충남 보령과 태안(중부·서부발전), 부산 문현(남부발전), 울산 우정(동서발전) 등 발전사 본사를 둔 지자체마다 '우리가 통합 본사의 최적지'라며 양보 없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충남은 화력발전 시설이 가장 집중된 현장 중심성을 내세우고, 울산과 부산은 동남권 에너지 클러스터 및 금융·항만 인프라와의 연계를 강조하며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다자간 경쟁 구도에서 진주시가 '통합본사 사수'를 외치며 선제적인 상경 투쟁에 나선 것은, 자칫 기존에 있던 남동발전마저 타 지역에 빼앗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LH의 불안정한 거취에 이어 남동발전까지 이전되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경우, 경남진주혁신도시는 사실상 핵심 동력을 상실한 채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나 '지자체 간 밥그릇 싸움'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본래 혁신도시 조성 목적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가균형발전 전문가는 "기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간신히 싹을 틔운 지방 거점의 산업 생태계를 정부의 행정적 통폐합 잣대로 뒤흔들면, 그동안 투입된 수 조원의 사회적 비용과 정주기반이 한순간에 무력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전공기업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특정 지역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기능 재배치와 대체 공공기관 이전 등 정교한 보완책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주시민 10만여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등 지역여론 역시 임계점에 달한 모양새다. 조규일 시장은 현장에서 "혁신도시가 진정한 국가 균형성장의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반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LH 기능 분리 재검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정부공공기관 2차 이전이라는 3대 과제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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