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팬이라면 치를 떠는 순간이 있다. 반면 KT 위즈 팬들은 언제나 열광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2021년 1위 타이브레이커다.
이날의 영웅은 윌리엄 쿠에바스다. 겨우 이틀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를 보태 KT가 1-0으로 승리했다. 이 기세를 몰아 KT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이날 삼성 투수는 원태인이었다. 원태인도 6이닝 1실점으로 멋진 투구를 했다. 하지만 통한의 실점을 범해 패배의 멍에를 썼다.
5년이 지난 2026년. KT와 삼성은 다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특히 9일 대구 경기는 타이브레이커를 연상시킬 정도로 멋진 투수전이 펼쳐졌다.


KT 선발 고영표는 7이닝 4피안타 1몸에 맞는 공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회 1사 1, 2루, 3회 2사 2루를 제외하면 득점권 위기도 없었다. 춤추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도 훌륭했다. 다만 5회까지 무실점을 달리다 6회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최종 성적은 6이닝 5피안타(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패전투수.
양 팀의 승차는 0.5경기가 됐다. 아직 KT와 삼성은 3경기를 남겨놨다. 마지막까지 혈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KT 입장에서는 귀중한 승리다. 이날 전까지 삼성 원정 승리가 없었다. 또한 패했다면 2.5경기로 승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고영표가 훌륭한 투구를 한 것.

경기를 마친 뒤 고영표는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쿠에바스 기운을 받고 싶었다. 마침 쿠에바스가 SNS 정조대왕 유니폼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더라. 그걸 보고 문득 생각이 났다"며 "오늘 경기를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 준비하면서 쿠에바스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했다.
최근 힐리어드가 정조대왕 유니폼 모델이 되며 화제가 됐다. 쿠에바스도 정조대왕 유니폼의 모델로 활약한 바 있다.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면서 쿠에바스가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1km/h까지 나왔다. 최근 고영표에게 보기 드문 구속이다. 고영표는 "(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3이닝 7실점 ND)은 이상하리만치 맞는 게 다 안타가 되더라. 근본적으로 메커니즘에 뭐가 문제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포수 방향으로 전진하는 힘이 약했다고 봤다. 월요일 쉬는 날도 나와서 공을 던지면서 (폼을) 찾았다"며 "오늘은 힘 전달이 잘 됐다, 경기 뒤로 가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더라. 그 부분을 앞으로 잘 유지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회 최원준이 르윈 디아즈의 큼지막한 타구를 날렵하게 잡았다. 만약 안타가 됐다면 이날 경기는 장담할 수 없었다. 고영표는 "수비에서도 야수들이 도와준 덕분에 경기가 잘 풀렸다. 2회말 중견수 뜬공 타구는 맞는 순간 넘어간 줄 알았는데, 잡혀서 깜짝 놀랐다. 원준이에게 고맙다"고 돌아봤다.
6회 김지찬의 타구에 왼손바닥을 맞았다. 고영표는 "타구에 맞은 왼손 손바닥은 괜찮다. 기습번트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공이 내 쪽으로 와서 본능적으로 막았다. 교체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KT 팬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선수다. 고영표가 호투할 때마다 팬들은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다. 고영표는 "문구를 알고 있다. 그런 응원을 보내주실 때마다 책임감이 생긴다. 감사하고 힘이 된다"며 "등에 제 이름을 많이 새기시지 않나. 잘해야 유니폼이 든든하다. 그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하는 게 제 몫"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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