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삼성증권이 9년 만에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7개사 체제가 8개사 체제로 재편됐다. 자기자본을 활용한 자금조달과 기업금융, 모험자본 공급을 둘러싼 대형 증권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2017년 4조원 종투사 지정…9년 만에 숙원 풀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열린 제15차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에 대한 자본시장법 제360조에 따른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인가로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하의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가 발행어음을 매입하면 증권사는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 금융투자에 운용하고 만기 때 원금과 약정 이자를 지급한다. 다만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은 아니며, 발행사가 원리금 지급 책임을 진다.
삼성증권은 2017년 11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됐지만 발행어음 사업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대주주 관련 재판 절차 등으로 인가 심사가 보류되면서 사업 진출이 장기간 지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행어음 인가에 다시 도전했지만 거점점포 검사에 따른 제재 리스크가 변수로 떠올랐다.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징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인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 거점점포 제재가 마지막 변수로…‘기관경고’ 리스크 해소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는 올해 들어 한 차례 더 제동이 걸렸다.
삼성증권 발행어음 인가안은 지난 4월 증권선물위원회와 안건소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이후 거점점포 검사에 따른 제재 이슈가 불거지면서 금융위 최종 심사가 중단됐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VIP) 대상 거점점포 검사에서 녹취 및 증빙서류 미비 등 불건전 영업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영업점 일부 영업정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행어음 인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해당 제재가 지난 7월 말 기관경고로 감경되면서 단기금융업 인가 결격 사유가 해소됐다. 이후 금융위가 이날 최종 인가를 의결하면서 삼성증권은 9년간 이어진 발행어음 진출 숙원을 풀게 됐다.
◇ 7개사에서 8개사로…발행어음 ‘경쟁 2라운드’
삼성증권의 진입이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히 고객에게 발행어음 상품을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과 투자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관련 의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기준은 2026년 10%에서 2027년 20%, 2028년 25%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발행어음 시장은 증권사의 자금조달 경쟁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경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특히 삼성증권이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WM) 고객 기반을 활용해 발행어음 판매를 확대할 경우 고객 유치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증권은 기존 사업자와의 차별화를 위해 금리 경쟁력과 상품 구성, 가입 편의성 등을 앞세운 고객 유치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에 감사드린다”며 “관련 상품을 잘 준비해 고객분께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인가로 단기금융업무 영위가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총 8개사로 늘었다”며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원활히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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