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없는 검사 정원 그대로… 공소청 직제안 논란

시사위크
오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지난 4일 정부가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 뉴시스
오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지난 4일 정부가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오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지난 4일 정부가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들은 오는 9일까지 입법예고 중이지만 이후에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논란은 ‘검사 정원 동결’이다. 제정안 등에 따르면 검사 정원이 2,292명으로 현원에서 줄지 않았고, 검찰청이 폐지되고 신설되는 공소청 직원은 검사 대비 비율이 2.7배에 달하는 6,120명으로 책정됐다. 현 검찰 정원인 1만706명에 비교해 21.4%p(8,412명) 줄어들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 개정으로 공소청 검사는 더 이상 수사를 하지 않는다. 검찰 업무의 3분의 1 이상이었던 수사 직무가 폐지된 상황에서 인원이 그대로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가 검사 정원 자체를 바꾸는 검사정원법 개정안이 아닌 내부적으로 검사 인원을 조율하는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만을 제출하자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에 민주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 의원들은 이러한 인원 유지의 배경이 ‘수사권 부활’과 ‘수사 개입 통로’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이번 공소청 직제 개편(안)은 공소청의 수사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않은 것으로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달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전국 19개 검찰청을 돌며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갔다. / 뉴시스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달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전국 19개 검찰청을 돌며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갔다. / 뉴시스

정 의원은 그 이유로 △검찰수사관 70% 이상 공소청 잔류 △공소청 내 국가디지털 포렌식센터(NDFC) 유지 △과학수사부의 법과학기획관 축소 후 기능 유지 의혹 △ 합동수사기구 대응 전담 부서로 수사 개입 통로 제공 △수사준칙상 법무부 검사의 주도권 행사 유지 △특별사법경찰 지도·조언 전담 부서(특별사법경찰협력과)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언제든지 과거의 검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의심의 다리를 끊어야 한다”며 “공소청 직제 개편안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숙고와 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제안의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정부를 향해 △9일 예정된 입법예고 마감 연기 및 인력 감축· 공판 중심 조직 개편 원점 설계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사법통제부 신설 철회 및 공판 기능 대폭 강화 △상시 수사 개입 통로인 중대범죄부 및 중대범죄전담부 신설 조항 삭제 △공소청법상 사건심의 위원회 마련 등을 촉구했다.

추미애 경기지사도 합세했다. 법무부는 정원을 3분의 1 이상 감축할 때 민생 사건 신속·충실 처리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추 지사는 ‘대장동 사건’ 등을 예로 들어 “특정 인물을 표적 삼은 사건이나 정치색을 띠는 사건에는 수사 검사가 150명이나 투입됐고, 검사들이 떼 지어 공판에 출석하는가 하면 심지어 출장 공판 참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만일 수사 인력이나 공판 인력이 부족할 경우 보일 수 없는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검찰개혁에 앞장서 온 조국혁신당 또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검찰개혁의 성패는 정원과 직제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공소청의 정원과 직제는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부합하도록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혁신당은 8일 검사 정원을 1,528명으로 축소하고 공소청 직원 수가 검사 정원을 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검사정원법・공소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무부는 검사 인력 동결에 관해 정원을 3분의 1 이상 감축할 때 민생 사건 신속・충실 처리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 뉴시스
법무부는 검사 인력 동결에 관해 정원을 3분의 1 이상 감축할 때 민생 사건 신속・충실 처리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 뉴시스

다만 이러한 비판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새롭게 바뀌는 과정에서 (검사의) 업무량이 물리적으로 줄 것으로 예상은 된다. 그러나 급격하게 제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생기게 된다”며 “인원을 대폭 줄인다면 기존에 있는 사람을 내쫓을 수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변화에 맞춰 운영해보며 점차 조정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검찰 정원만 줄고 검사의 정원은 그대로라는 것에 대해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검찰 정원은 수사관을 포함한 것이다. 검사는 수사 말고 다른 업무도 있지만 수사관은 수사만 전담하고 중수청으로 일부가 나가기 때문에 인력 조정이 가능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창현 교수는 ‘정원 축소 개정안’에 대해서 “업무의 안정과 연속성에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형소법 체계에서 절차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단순히 검사 수를 바로 줄여야 한다는 건 법을 산수처럼 이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수를 줄인다는 것은 제도가 정착된 뒤 새로운 법 아래에서 검사의 업무 부담이나 기능 또는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 보고 그때 가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미리 다 뺀다면 사법 체계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기존에 보호되던 것들이 제대로 보호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가 막대해지면 책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수사권 없는 검사 정원 그대로… 공소청 직제안 논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